희귀한 ‘공룡·익룡 발자국’인데…콘텐츠 빈약 탓 하루 10여명 찾아

김창효 선임기자

군산 ‘화석 산지’ 가보니

초식공룡 등 280여점 확인
체험시설 부족 등 아쉬워
시, 전시관 건립 본격 준비

“호수로 물을 마시러 오는 공룡이 있었고, 호수 경계를 따라서 진흙을 밟으며 남긴 발자국이 화석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전북 군산시 산북동 해이마을회관 옆 ‘공룡·익룡 발자국 화석 산지’에서 만난 김영규 지질공원 해설사의 말이다. 이곳 공룡 발자국 화석은 2013년 산북동 서흥2구 마을 도로 공사 현장의 지질 조사를 하던 중 발견됐다.

당시 전체 면적 720㎡의 산북동층에서 초식공룡 보행렬 11개, 육식공룡 보행렬 3개를 포함해 총 280여개의 공룡 발자국이 확인됐다. 국내에서 발견된 초식공룡 발자국 중 가장 큰 62㎝ 화석도 발굴했다.

이곳은 2014년 천연기념물 제548호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과 군산시는 10년간 45억원을 들여 학술 연구와 화석 산지 보존 처리, 보호 건물 공사를 마치고 지난해 2월 일반에 공개했다.

산북동 화석 산지는 전북 최초로 뒷다리가 발달해 두 다리로 걸었던 초식공룡(조각류)뿐만 아니라 두 다리로 걷고 비교적 지능이 높은 육식공룡(수각류)과 익룡 발자국 화석이 동시에 발견된 곳이다. 서해안 지역에서 유일하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총 280여점이 확인됐다.

이곳 공룡 발자국은 1억3000만년에서 60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것으로 추정한다.

아쉬운 목소리도 나온다. 공룡 발자국을 관찰할 수 있는 것 외엔 특별한 프로그램 등이 없어 화석 산지가 문을 연 후 하루 평균 10명 안팎이 이곳을 찾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개관 후 11개월간 4227명이 방문했으나 올해는 8월까지 2438명에 그친 것이다.

전주에서 아이와 함께 온 이민영씨(46)는 “신기하고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공간이지만 발자국이 전부”라면서 “좀 더 많은 것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군산시도 현재 상황만으로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인근 ‘공룡과 익룡 발자국 화석 전시관’ 추진에 나섰다. 다른 지역 공룡 전시관과 차별화를 위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디오라마·시뮬레이터·매직거울 등 첨단시설과 지역 특성을 살린 체험시설 등을 구상하고 있다. 군산시는 전시관 건립과 관련해 지난 9월부터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나병호 군산시 문화예술과 주무관은 29일 “지역 문화유산이 될 수 있도록 전시관 조성과 함께 어린이 체험 공간 및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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