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장관, 한·미 안보협의회의 참석차 출국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29일 오전 제56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참석을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 전투역량 등 탐색·분석
포로에 통역 제공할 수도
전문가들은 러 자극 우려
“살상무기 제공 등 신중”
국가정보원이 29일 북한군의 전략 등을 탐색하는 ‘모니터링단’을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방안을 두고 “검토해볼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조만간 우크라이나와 협의를 통해 모니터링단 파견 문제가 구체화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의 선제적인 모니터링단 파견이 러시아를 자극해 향후 운신의 폭을 줄일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리 군이 현대전과 북한군의 전투역량을 파악하는 데 참관단(모니터링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여야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검토해볼 가치가 있다”고 했다.
모니터링단이 꾸려진다면 북한군의 전략·전술·교리 등을 탐색·분석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한군이 포로로 잡히거나 투항했을 때 신문 과정에서 통역 등을 제공하는 방안을 두고 국정원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북한군이 귀순을 요청하면 정부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다만 국정원은 모니터링단 파견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모니터링단 파견 문제는 현재 유럽을 방문 중인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대표단이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원은 홍 차장 등 대표단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우크라이나와 협의 결과에 따라 (모니터링단이) 구체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부정적 평가도 적지 않다. 러시아 입장에서 자칫 한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깊숙이 발을 들이려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향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전쟁에 대한 접근법에 변화가 생길 수 있는 만큼, 한국이 선제 대응할 필요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다. 한 국제관계 전문가는 “북·러 동맹이 강화되고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이 고도화되는 게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이지, 우크라이나 전장 상황이 우리에게 직접 안보 위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는 방안도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원은 “현재 단계에서 논의했거나 결론을 내린 부분은 없다”면서도 “전황을 감안해 차후 검토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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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한국의 살상무기 제공을 ‘레드라인’으로 제시한 바 있어, 실제로 이행되면 러시아와의 관계는 파탄 날 수 있다.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은 “러시아가 북한 파병의 대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등 첨단 군사기술을 이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