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간(왼쪽)과 비교해 간경변증이 있는 간은 섬유화가 진행돼 딱딱하게 굳어지는 증상을 보인다. 미국간재단 홈페이지
간세포암 수술을 받기 전 간의 경직도가 높은 환자는 암 재발 및 수술 후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유정환 교수 연구팀은 간 경직도 수치를 바탕으로 간세포암 환자의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한 연구를 대한간학회 공식학술지(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에 게재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진은 2008~2022년 발표된 관련 논문에서 간세포암 수술 전 간 섬유화 스캔 검사를 받은 환자들의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했다.
간세포암 환자들은 간 절제 수술 후 암이 재발하거나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특히 간경변증이나 심각한 간 섬유화가 있는 환자일수록 위험은 더 크다. 이 연구에선 수술 전 간의 상태를 비침습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순간 탄성측정법을 사용해 간세포가 손상을 입어 흉터가 생기는 섬유화 정도를 수치로 매겼다. 간이 딱딱해진 정도에 따라 수술을 받은 뒤 치료 결과가 양호한지 또는 재발·합병증 위험이 높은지를 살펴본 것이다.
분석 결과, 간 경직도가 7.4~13.4kPa(킬로파스칼) 범위 이상으로 높은 환자들은 암 재발 위험이 2.14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후 합병증 발생 위험은 경직도 수치 범위가 12~25.6kPa 이상일 때 8.32배까지 높아졌다. 연구진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간 경직도가 높은 환자들은 수술 후 암 재발이나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기 때문에 수술 전부터 수치를 면밀히 측정하고 환자에 맞게 상태를 지켜보며 관리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정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세포암 환자들의 수술 전 순간 탄성측정법 검사가 예후 예측에 있어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수술 전 예후 예측 결과를 개선함으로써 재발과 합병증을 줄이고,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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