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진, 성인 1321만명 8년간 추적 관찰
신체 근육량이 늘면 치매 위험이 줄고, 지방량이 늘면 반대로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과 김성민 연구교수,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은 성별·연령에 따른 체성분 변화와 치매 발생 위험 간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를 미국신경과학회 ‘임상·중개신경학 연보’에 게재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진은 치매 병력이 없으며 2009~2012년 두 차례 검진을 받은 성인 1321만명의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체내 근육·지방량이 미치는 영향을 8년간 추적 관찰했다.
비만은 치매 발생과 관계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만의 척도로 흔히 사용되는 체질량지수는 체내 근육량과 지방량을 구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체중에서 지방을 제외한 체성분인 제지방량과 팔다리 근육량을 의미하는 사지근육량, 몸 전체 지방량을 뜻하는 체지방량을 각각 추산해 이들 지표의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근육량이 증가할수록 남녀 모두 치매 발생 위험이 크게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제지방량이 1㎏/㎡ 증가할 때 치매 위험이 감소한 비율은 남성 15%, 여성 31%였다.
지방을 제외한 체성분 대부분을 근육이 차지하므로 제지방량이 늘면 근육량도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지근육량도 1㎏/㎡ 증가할 때 남성은 30%, 여성은 41%까지 치매 위험이 감소했다.
반면 지방량 증가는 치매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결과를 보였다. 체지방량이 1㎏/㎡ 증가할 때 남성은 치매 위험이 19%, 여성은 53%까지 증가했다.
근육·지방량에 따른 치매 위험 정도는 나이·성별·기존 체중·체중 변화와 관계없이 모든 그룹에서 일관된 경향으로 나타났다.
김성민 연구교수는 “젊은 때부터 근육량을 늘리고 지방량을 줄이는 관리가 노년기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