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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경계에서 핀다

입력 2024.10.31 21:33

수정 2024.10.3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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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마토(sfumato). ‘연기처럼 사라진, 퍼지면서 희미해진’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에서 나온 미술 용어다. 회화에서 색과 색 사이 경계선 구분을 명확하게 하지 않고 부드럽게 처리하는 기술적 방법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처음 사용했고, 이 방법을 쓴 대표작이 ‘모나리자’라고 한다. 다빈치는 인간의 표정을 좌우하는 눈꼬리와 입꼬리 등을 스푸마토 기법으로 처리했다. 빛의 상태에 따라 모나리자의 눈과 입술의 윤곽선 위치가 달라 보이게 해서 보는 사람마다 입꼬리와 눈꼬리의 윤곽선을 상상하게 만들어, 그녀의 표정을 판단하게 했다니, 모나리자가 걸작인 이유다. 이 회화 기법이 교육에도 적용되고 있다니 무슨 일일까.

2025학년도 대학 입시가 본격적인 ‘무전공 입학’ 원년으로 기록될 정도로 무전공제 학교가 증가했다. 전공자율선택제로도 불리는 이 제도는 학과·전공 구분 없이 대학에 입학해 진로를 탐색한 뒤 2학년이 될 때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많은 대학이 호응해 수도권 51개교와 국립대 22개교에서만 내년 신입생 3만7935명을 무전공으로 모집하고 있다. 의대 모집인원 1500명 확대에 비할 바가 아닌 규모다. 특히 62.1 대 1로 무전공학과 중 가장 치열한 경쟁률을 보인 한양대학교 신설 자율전공학부 ‘한양인터칼리지’는 전공을 선택한 이후에도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해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융합 교육, 즉 ‘스푸마토’ 교육을 표방하고 있어 졸업생의 미래가 기대된다.

그런데 정부가 국고로 인센티브를 줘가며 신입생 모집인원을 늘렸건만 무전공제에 대한 수험생 반응은 대체로 미지근하다. 대학이라는 큰 배움터가 전공이라는 작은 가두리에 갇혀 있는 것에 너무 익숙한 탓이다. 또 대학이 곧 직업과 연결되는 직장인 양성소로 퇴행하다보니 경계가 없는 전공자가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 모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엔 인공지능(AI)에 기반한 미래사회가 어떻게 변화할지도 모를 세상에서 기존의 직업 안에서만 자식의 미래를 구하려는 부모의 관성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테다.

오늘날의 구글이 있게 한 전설의 투자자 존 도어는 기후재난에 대응할 대규모의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고 2022년 5월 스탠퍼드대학에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기부해 지속가능대학을 만들었다. 기후재난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맞설 기술은 과거의 관성을 누가 먼저 깨는지에 달렸고, 창조는 낯선 것들의 경계를 깨는 융복합에서 나오며, 신기술이 곧 패권이 되는 시대임을 읽었기 때문이다.

유명인일수록, 대기업일수록, 높은 지위일수록, 돈이 많을수록 만나는 사람이 제한적이고, 새로운 도전에 서툴고, 낯선 것을 경계한다. 아니, 너나 할 거 없이 대체로 철벽을 세우고 변화 없는 안전지대를 원한다. 세상에 그런 곳은 없다. 우리가 아는 만큼, 또 배운 대로 세상은 흘러가지 않는다. 특히 올해 같은 폭염이 내년엔 얼마나 더할지, 올겨울엔 또 얼마나 추울지, 과연 배추 다음의 목마름은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

기후재난은 과학자들의 예측을 성큼 넘어서고 있다. 권력자도 기업가도 교육자도 시민단체도 기후재난 앞에서 ‘스푸마토’로 만나야 한다. 꽃은 경계에서 핀다. 환경재단이 굳이 여행까지 하며 다양한 사람끼리 어울리게 하는 이유다.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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