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명태균·김건희·윤석열 게이트’ 명명…특검 압박

입력 2024.10.31 21:43

수정 2024.10.31 21:45

이유진 기자

“진상 파악해 책임 물을 것”
녹취록 추가 공개도 예고

혁신당·진보당 “탄핵이 답”

더불어민주당이 31일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육성이 담긴 통화 음성파일을 공개하면서 대통령실을 향한 야권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철저한 진상 파악과 함께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물증이 발견된 만큼 ‘김건희 특검법’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은 “탄핵 추진은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 됐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명태균·김건희·윤석열 게이트’로 명명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당내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 단장을 맡은 서영교 의원은 국회 긴급기자회견에서 “공천개입·정당법 위반 등 철저히 진상을 파악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공천개입 물증을 더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추가 녹취도 확보했다는 것이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추후에 녹취록을 공개하고 내용에 대한 설명도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도 “추가로 입수한 녹취가 상당량”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내용이 공개된 것을 고리로 여당에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더 강하게 요구할 계획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런 상황에서 여당이 계속 김건희 특검이라든지 명태균 진상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여당도 심각하게 판단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일 대통령실 국정감사가 열리는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새로운 제보 내용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2일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에도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으로서는 일종의 정치적 비상상황이라고 판단하고 대응도 비상하게 해야겠다는 이야기들이 많았다”며 “공천개입한 정도를 넘어서 사실상 지휘, 지시했다고 보이기 때문에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탄핵 신중론에서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탄핵하자’는 목소리 높아지겠군”이라고 적었다. 다만 박찬대 원내대표는 탄핵을 두고는 “국민이 판단하실 일”이라며 즉답하지 않았다.

윤·김 게이트 수사

혁신당과 진보당은 국회에서 각각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선민 혁신당 수석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은 즉각 하야하라”며 “오는 11월4일 국회에서 진행할 시정연설은 예산안이 아닌 자진사퇴에 대한 입장발표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스스로 퇴진하지 않을 경우 답은 탄핵밖에 없다”고 했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 추진은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며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를 11월 중 공식적으로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