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첫 10%대 지지율로 진입
“육성 파일 반향 차후 드러날 듯”
10일 임기 반환점 앞두고 ‘최악’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일 나왔다. 20%선이 붕괴되며 취임 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1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72%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로 내려앉은 것은 2022년 5월 10일 취임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4월 총선 후 줄곧 20%대에 갇혀있었다. 역대 대통령들의 선례를 보더라도 대통령 임기 반환점에 이르지도 않은 시점에 20%선이 깨진 것은 이례적이다. 윤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은 오는 10일이다.
한국갤럽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임기 5년차인 2012년 1월부터 매주 직무 수행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를 밑돈 것은 2012년 7월 중순부터 3주 간”이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국정 개입 의혹이 증폭되던 2016년 10월 말 최초로 20%선이 붕괴해 17%를 기록했고 같은 해 12월 직무 정지까지 평균 5%를 기록했다. 지지율 20%선은 임기 말 레임덕의 기준과 같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최저 지지율이 29%였다.
윤 대통령의 육성 파일의 영향이 일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육성 파일은 윤 대통령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에 직접 개입한 정황으로 여겨졌다. 윤 대통령이 대선 국면에서 명씨와 관계를 끊었다는 그간의 대통령실 해명이 거짓이었다는 논란도 일었다.
한국갤럽은 “이번 조사 기간 사흘 중 마지막날인 10월31일 더불어민주당이 공천 개입 의혹 관련해 윤 대통령과 명태균 통화 음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는데 그 반향은 차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음 조사에 육성 파일의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되면 지지율은 여기에서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 기반에서도 민심 이반이 뚜렷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번 조사 응답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구·경북에서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전체 지지율(19%)보다도 낮은 18%에 그쳤다. 광주·전라(6%), 인천·경기(16%)에 이어 세 번째로 낮다. 대전·세종·충청은 29%로 가장 높았고 부산·울산·경남(22%)과 서울(22%)이 뒤를 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 중에서는 ‘잘하고 있다’와 ‘잘못하고 있다’가 44% 동률을 이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중에서는 ‘잘하고 있다’가 2%, ‘잘못하고 있다’가 93%에 달했다. 자신을 보수 성향이라고 답한 사람 중에서는 ‘잘하고 있다’가 33%, 중도층 중에서는 14%였다. 진보층에서는 4%만이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보수층에서 57%, 중도층 77%, 진보층 94%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는 외교(33%)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의대 정원 확대(8%) 결단력·추진력·뚝심(6%) 등이다.
부정 평가 요인 1위는 김건희 여사 문제(17%)였다. 지난주 조사보다 2%포인트(p) 오른 수치다. 경제·민생·물가(14%), 소통 미흡(7%) 순이었다.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나란히 32%를 기록했다. 두 정당 모두 직전 조사보다 2%p씩 올랐다. 조국혁신당 7%, 개혁신당 2%, 무당층은 25%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11.1%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