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가자의 비극…하루새 100명 넘게 사망
가자 중부 구급대원, 어머니 숨진 채 이송되자 오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에서 포위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최근 작전 후 철수했던 북부의 유일한 병원을 사흘 만에 재차 공격했다. 북부를 중심으로 가자 전역에서 공세가 계속되며 하루새 100명 넘게 숨지는 등 인명 피해가 커지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북부 지역에서 유일하게 부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카말 아드완 병원을 공격했다. 지난달 25일 병원 안에 병력을 투입해 의료진 등 100여명을 체포하고 28일 철수한 지 불과 사흘 만에 재차 공격을 단행한 것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의약품 창고가 있는 병원 3층을 포격해 화재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닷새 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지원받은 의약품이 모두 소실됐다. 이 공격으로 간호사 등 최소 4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은 신장투석실, 물 탱크와 전력시설 등 병원 운영에 필수적인 시설 역시 공격했다고 가자지구 보건 당국은 밝혔다. 이로 인해 투석실의 운영이 멈췄다.
스테판 뒤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불과 닷새 전 의약품을 카말 아드완 병원으로 보냈으나 모두 소실됐다”면서 “병원이 공격 받고 있으며 구급차와 소방차 등 필수 장비도 공격 받아 구조 작업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 상당수가 떠났지만 남아 있는 의료진들이 병원을 가동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병원 진입 작전을 벌이기 전인 불과 한 주 전까지만 해도 이 병원에는 환자 200명과 의료진 70여명을 포함해 피란민 등 600명이 남아 있었으나, 이스라엘군이 병원 안에서 작전을 벌인 뒤 상당수가 구금되거나 병원에서 쫓겨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 대부분이 구금돼 병원이 사실상 마비 상태가 되자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와 WHO는 지난달 28일부터 환자들을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으로 대피시켰다.
가자지구 보건 당국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전날 하루 동안 가자 전역에서 10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사망자 가운데 대다수가 북부에서 나왔다.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도 공격을 받아 최소 13명이 사망했으며 30명 이상이 부상을 입웠다. 인근에 위치한 알아우다 병원은 사망자 가운데 구급대원 1명과 기자 2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중부 데이르알발라의 알마가지 난민촌에선 차량을 표적으로 한 공습으로 3명이 숨졌다. 미 CNN은 사망자 시신을 인근 알아크사 병원으로 이송하던 구급대원이 사망자 중에 자신의 어머니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오열하는 모습을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