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중국 “북러 관계는 그들 일···구체적 상황 몰라”

김희진 기자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 외교부 제공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 외교부 제공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에 그동안 침묵을 이어온 중국이 처음으로 “북·러의 관계 발전은 그들 자신의 문제”라는 입장을 내놨다.

APF통신에 따르면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군 파병 문제에 대한 중국의 침묵에 놀랐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 양자 간의 교류나 협력에 관한 구체적인 상황을 알고 있지 않다”며 “북한과 러시아는 두 개의 독립된 주권 국가로, 양국 간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킬지는 그들의 문제”라고 말했다.

린 대변인은 이어 “다양한 당사자가 국면 완화를 촉진하고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힘쓰기를 바란다는 중국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린 대변인의 이날 발언을 두고 중국이 북·러의 밀착 상황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자체는 사실상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최근 브리핑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중국은 관련 상황을 알고 있지 않다”고 답하는 식으로 거리를 유지해왔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러시아 관계나 서방 국가와 얽힌 경제적 이해관계 등을 고려하면 중국이 앞으로도 관망하는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동아시아 전문가였던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지난달 29일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패널 토론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자기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못 본 척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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