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은 서방의 음모”…파키스탄서 또 접종 겨냥 테러로 9명 숨져

최미랑 기자
지난 9월2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북서부 도시 페샤와르에서 북쪽으로 250㎞ 떨어진 도로에서 외교관의 차량 행렬을 노린 사제폭탄이 터져 경찰관이 사망했다. AP연합뉴스

지난 9월2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북서부 도시 페샤와르에서 북쪽으로 250㎞ 떨어진 도로에서 외교관의 차량 행렬을 노린 사제폭탄이 터져 경찰관이 사망했다. AP연합뉴스

파키스탄에서 소아마비 예방접종 의료팀을 겨냥한 테러 공격이 또 발생하면서 학생 5명 등 9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다.

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남서부 발루치스탄주 마스퉁 지역 한 여학교 인근에서 소아마비 예방 접종팀을 지키던 경찰 차량을 겨냥한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주차된 오토바이에 부착된 사제 폭탄이 터졌다며 학생 5명과 경찰관 1명, 행인 등 9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건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소아마비 바이러스는 하수 등 오염된 물을 통해 퍼지며 전염성이 매우 강하지만 전 세계적인 예방접종으로 대부분 나라에서는 사라졌다.

하지만 파키스탄과 이웃 나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일부 이슬람 성직자들과 극단주의 세력을 중심으로 소아마비 백신이 비이슬람적이며 무슬림 어린이들을 불임 상태로 만들려는 서방 음모라며 반대해 백신 접종률이 높지 않다.

특히 올해는 41건의 환자가 발생하는 등 최근 들어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 보건 당국은 수시로 소아마비 백신접종 운동을 펼치며 가정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접종하고 있지만, 그때마다 백신 접종팀을 겨냥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당국은 5세 미만 어린이 4천500만여명에게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하겠다며 지난달 28일부터 일주일 동안 새로운 백신 접종 운동을 시작했지만, 하루 뒤인 29일 한 무장단체가 북서부 보건소를 공격해 경찰 2명이 총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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