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타격 심각…재보복 쉽지 않을 것”

최미랑 기자
한 이란 시민이 지난 4월15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반이스라엘 광고판 앞을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 이란 시민이 지난 4월15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반이스라엘 광고판 앞을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선 전에 이란이 이스라엘을 다시 공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란이 지난달 말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군사 자산에 상당한 타격을 입어 재보복을 결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지난달 26일 단행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의 방공망이 파괴되고 미사일 생산시설도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사망 등에 대한 보복을 명분으로 지난달 1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약 200발을 발사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지난달 26일 전투기와 드론을 동원해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 등 곳곳의 군기지, 미사일 관련 시설을 공습했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이스라엘은 테헤란 외곽에 있는 대규모 군사기지인 파르친과 이란혁명수비대가 운영하는 샤흐루드 탄도미사일 및 우주센터의 고체연료 미사일 생산시설을 공격했다. 샤흐루드 시설은 고체 연료 우주 발사체 생산기지이지만, 혁명수비대가 탄도미사일을 생산하는 시설로 지목돼 왔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에서 이란의 최신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고체연료 혼합 시설들을 집중 타격했다. 또 러시아산 S-300 미사일 방공포대와 방공 본부와 레이더, 안테나, 일부 미사일 발사대도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

서방 당국자들은 이란에는 여전히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상당한 양의 미사일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방공망이 무너진 상황에서 이란이 수일 내에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 위협을 실행에 옮길 경우 이란이 감내할 위험은 급격히 커진다고 진단했다.

이란이 재보복을 천명했고 사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전에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재공격에 맞서 국가 지도부와 에너지 시설, 핵 시설 등을 제대로 지킬 수 없기 때문에 공격 결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 중동전문가 노먼 룰은 “이란의 작전 논쟁은 이란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는 이스라엘이 보복할 때 이란이 어떻게 자신을 방어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혀질 것”이라며 “이는 쉬운 논의가 될 것 같지 않고, 이란 지도부에서 날카로운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프랭크 매켄지 전 미 중부사령관도 “이란이 수년래 이스라엘의 또 다른 공격에 가장 취약한 상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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