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주말인 지난 2일 서울 도심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촉구하며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국민의 명령이다. 김건희를 특검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를 열고 대통령실과 여당에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김 여사와 관련된 명품가방 수수 및 주가조작 의혹이 해결되지 않은 데다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된 만큼 특검법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0만명(경찰 추산 1만7000~2만명)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서울역 4번 출구부터 소공동 일대까지 이어진 700m 구간을 메우고 ‘국정농단 진상규명’ ‘김건희를 특검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어보였다. 인파 관리를 위해 집회 시작 전부터 서울역 4번 출구 출입이 일시 통제되기도 했다.
전국에서 모인 민주당원 등 시민들은 “대통령 가족이 권력을 사유화한 것을 더는 참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직장인 김태진씨(33)는 “이번 정부가 시민 권력에서 나온 공권력을 자기 부인의 방탄용으로 사유화하고 있지 않냐”며 “대통령이 민생 법안에 전부 거부권을 써왔고 국가적인 참사가 났을 때도 애도하기보다 무시하는 모습이 비인간적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온 이돈삼씨(67)는 “국민 선택을 받은 국회에서 나랏일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가족끼리 모든 걸 하는 모습에 분노한다”며 “김 여사가 모든 일에 손대고 있다는 것을 전 국민이 알고 있는데도 대통령은 사과조차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딸과 함께 나온 박상은씨(49)도 “국민이 선출한 사람이 아니라 영부인 쪽에서 국정에 전부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며 “정치인들이 정치를 잘해야 국민들이 행복한데, 그렇지 않다는 현실을 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럴 때 국민들이 나와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싶어서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변화의 출발점은 대통령의 진지한 성찰과 대국민 사과”라며 “국민의 압도적 주권 의지가 반영된 김건희 특검법과 채 해병 특검법을 즉각 수용할 것을 대통령과 정부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집회에서 김건희 특검법 통과 촉구 1000만인 서명운동을 본격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