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2024 CEO 세미나’ 지난 2일 마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운영 개선 가속하기로
“차세대 챗GPT 등장에 따른 AI(인공지능) 시장 대확장이 2027년 전후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SK가 성장 기회를 잡으려면 현재 진행 중인 ‘운영개선’을 서둘러 완성해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SK그룹 CEO(최고경영자) 세미나’ 폐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운영개선’은 단순히 비용 절감과 효율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이라며 “이를 위해 재무제표에 나오지 않는,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되지 않지만 경영의 핵심 요소인 ‘기업가 정신’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등을 중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AI 사업 방향과 관련해서는 “SK가 보유한 기술력, 그리고 그룹 계열사 간 또는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가장 싸고 우수한 AI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그룹 AI 사업을 글로벌 규모로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그룹의 향후 핵심 과제로 반도체 설계·패키징 등 AI 칩 경쟁력 강화, 고객 기반의 AI 수요 창출, 전력 수요 급증 등에 대비한 ‘에너지 솔루션’ 사업 가속화 등을 제시했다.
지난달 30일 개막한 올해 세미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CEO 등 최고경영진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올해 초부터 진행한 그룹 포트폴리오 재조정과 운영개선 속도를 높이고, 재무구조 개선을 넘어 AI 등을 활용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순차입금 감소 등 그룹 재무구조가 안정화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제조·마케팅 등 ‘운영 역량’을 제고하기로 결의했다. 지난해 말 약 84조원에 달했던 그룹 순차입금은 손익·현금흐름 개선,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올해 3분기 말에는 70조원대로 감소했다. 또 지난해 말 기준 219개였던 계열사 수도 올해 연말까지 10%가량 줄일 계획이다.
CEO들은 그룹 차원의 수출역량 결집과 사업 간 시너지 강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SK는 지난해 수출액이 96조8000억원으로, 한국 전체 수출의 12%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59조원을 수출한 SK이노베이션은 고부가 제품 확대, 동남아·중남미 등 신규 시장 개척으로 수출액을 더욱 늘릴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AI 산업 발전과 함께 급속도로 수요가 커지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지난해 27조원을 기록한 수출 규모를 지속해서 확대할 방침이다. 계열사뿐 아니라 중소 협력업체들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SK는 전했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하반기 이후 선제적인 재조정과 운영개선 노력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며 “지금의 힘든 시간을 잘 견디면 미래에 더 큰 도전과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