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법적 사고로는 지도자 자격 없어”
중진모임 이후 페북에서 연일 이 대표 ‘저격’
여권의 차기 대선 잠룡 중 한명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입’이 나날이 거칠어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선과악의 이분법적 사고는 나치·홍위병 수법”이라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오 시장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과 악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은 지도자의 자격이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대표를 ‘저격’했다. 그는 “(이 대표가) 자신은 선, 상대는 악. 자신은 빛, 상대는 어둠(으로 판단한다)”며 “하지만 세상은 흑백이 아닌 수십억 개의 다양한 색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썼다.
이어 “흑백의 필터로 세상을 보면 세상은 크게 왜곡될 수밖에 없다”며 “과거, 선과 악을 나누고 여론재판으로 역사를 후퇴시킨 것은 홍위병들이 했던 일이었고, 단결을 위해 ‘공동의 적’을 찾았던 것은 나치의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선과 악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은 국가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없다”며 “이려측해, 즉 표주박으로 바다를 측량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중진모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 이후 하루가 멀다하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표를 향한 비판 수위를 높여가는 중이다.
같은달 31일에는 <과거만 보는 운동권 정치>라는 글을 올렸다. 글에서 오 시장은 “북한발 안보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며 “‘집권 플랜’을 외치면서 정쟁을 생중계할 줄만 알지,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민주당은 무엇을 하고 있나?”고 말했다.
지난 1일에도 <헌법이 이재명 대표의 사유물인가> 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며 “다양한 꼼수와 노림수가 엿보이지만, 결국은 (이번달 1심 선고를 앞두고) 이재명 대표의 방탄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의 움직임은 최근 여권이 공천개입의혹과 각종 이권 관련 비위 의혹 등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차기 대선후보로서의 ‘존재감’을 나타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지난달 국힘 중진모임에서도 공동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결자해지 하라”, 한동훈 국힘 대표를 향해선 “리더십이 없다”며 양측 모두 비판한 바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