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윤 대통령 시정연설 불참에 “대통령 자리가 장난인가”

손우성 기자    신주영 기자

‘개 식용 종식’ 등 김 여사 관련 예산 삭감 시사

박찬대 “검찰 특수활동비 단호하게 잘라내겠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2025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하기로 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자리가 장난인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핵심 공약과 김건희 여사 관련 예산 대폭 삭감을 예고했다. 내년도 677조원 예산을 둘러싼 여야 힘겨루기가 11월 국회에 이어질 전망이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3일 서면브리핑에서 “개원식도 오기 싫고 시정연설도 하기 싫다니 대통령 자리가 장난인가”라며 “취임식 날 대통령 임무를 다하겠노라 선언했던 윤 대통령은 하고 싶은 일만 골라 하려는 것인가”라고 밝혔다. 강 원내대변인은 “10년 넘게 이어져 온 대통령 시정연설의 아름다운 전통도 무참히 깨뜨리고 있다”며 “후보 시절 기분이 내키지 않아 토론회를 제치더니 내키지 않으면 불출석하는 버릇은 고치기 어렵나 보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할 예정인가’라는 전용기 민주당 의원 질의에 “아직 결정이 안 됐다”면서 “현재로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장실도 이날까지 대통령실로부터 윤 대통령 시정연설 참석 여부, 경호 협조 등과 관련한 연락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직접 하지 않는 것은 2013년 이후 11년 만이다.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기 첫해 시정연설을 했고, 나머지 해엔 국무총리가 대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은 매년 시정연설을 했다.

국회는 오는 7일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예산안 심사에 돌입한다. 민주당은 최대 6조원 예산 삭감을 예고했다.

우선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지역 순회 민생토론회를 열어 공약했던 각종 사업 예산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 예산’으로 꼽히는 마음 건강 지원사업(7900억원), 개 식용 종식 예산(3500억원)은 전액 삭감을 벼르고 있다. 검찰 등 권력기관 특수활동비와 공공기관 업무추진비도 삭감 대상이다.

나아가 민주당은 지난달 31일 운영위원회에서 정부 예산안 및 예산 부수 법안이 본회의에서 자동 부의되지 않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도 처리했다. 윤 대통령 핵심 공약 예산 지키기에 나선 국민의힘과의 충돌이 불가피한 만큼 올해 예산안 처리가 법정 기한(12월2일)을 넘길 가능성이 벌써 제기된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예전엔 쪽지 예산 등 지역구 예산과 관련한 부분 때문에 (여야) 협상에서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는데 이번엔 이를 고려하지 않고 과감하게 불필요한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검찰 특수활동비를 겨냥해 “아주 단호하게 잘라내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삭감을 예고한 고교 무상교육 예산은 지키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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