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유럽 대 친러 후보 맞붙은 몰도바 대선, 러시아 선거 개입 의혹 이어져

박은경 기자

친유럽과 친러시아 성향의 대통령 후보가 결선투표

친러 후보에 불리한 재외국민선거 방해 가능성 경고도

지난 1일  몰도바 수도 치시나우에서 한 여성이 대선후보인 알렉산드르 스토야노글 전 검찰총장몰도바 포스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일 몰도바 수도 치시나우에서 한 여성이 대선후보인 알렉산드르 스토야노글 전 검찰총장몰도바 포스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친유럽과 친러시아 성향의 대통령 후보가 결선투표를 치르는 몰도바에서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유권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재외국민 투표에 러시아의 손길이 뻗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현지 매체인 몰드프레스는 3일(현지시간) 오전 7시부터 시작된 결선투표가 이날 오후 9시까지 진행된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0일 1차 투표에서 재선에 도전한 친유럽 성향의 마이아 산두 현 대통령(득표율 42%)과 친러 성향의 알렉산드르 스토야노글 전 검찰총장(26%)이 과반득표에 실패해 결선을 치르게 된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사이에 있는 몰도바는 구소련에 속했다가 독립한 인구 330만명의 소국이다. 인구의 30%가 넘는, 최소 111만명이 해외에 거주하고 있어 선거 판세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친유럽과 친러 후보의 대결구도로 치러지면서 러시아 선거 개입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몰도바 측이 재외투표가 치러지는 유럽 각국에 러시아의 선거 방해 가능성을 경고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몰도바가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스페인, 캐나다, 루마니아, 미국, 영국에 있는 투표소가 폭탄 설치 위협 등 러시아의 방해 공작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폭탄 위협 등으로 투표를 중단시키는 것이 러시아의 목표이므로, 투표 절차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친유럽·서방 성향이 강한 재외국민들이 산두 대통령을 지지할 가능성이 커 러시아가 방해 공작을 나설 수 있다. 다만 러시아 측은 관련 입장을 묻는 로이터통신의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몰도바 선거 개입 의혹은 계속 부인해왔다.

앞서 산두 대통령은 1차 투표도 러시아 개입으로 공정하지 않게 치러졌다고 주장했다. 몰도바 당국은 친러시아 사업가 일란 쇼르를 중심으로 친러시아 세력이 최대 30만명의 유권자에게 산두 대통령을 지지하지 말라며 금품을 살포하고 허위정보를 유포해 선거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몰도바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고위급을 포함한 선관위 일부 직원들이 1차 투표 관련 부패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해임됐다.

BBC는 3일 “한 몰도바 유권자가 자신의 표를 최대 1000루블(약 1만4000원)을 받고 팔았다”고 증언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산두 대통령은 매표 유혹에 넘어가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그는 결선투표를 앞두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투표를 대가로 돈을 주고 존엄성을 짓밟고 자유를 훔치고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몰도바를 파괴할 도둑들에게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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