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젊은층, 자민당 지지 이탈···정치 변화 씨앗”

조문희 기자
일본 시민들이 지난달 27일 도쿄에서 중의원(하원) 선거 투표에 나선 모습. EPA연합뉴스

일본 시민들이 지난달 27일 도쿄에서 중의원(하원) 선거 투표에 나선 모습. EPA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민당 ‘참패’로 마무리된 중의원(하원) 선거 결과와 관련해 30대 이하 젊은층의 이반이 결정적이었으며, 장기적 정치 구도 변동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3일 교도통신 출구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30대 이하, 60대 이상 등 특정 연령대만 선거를 치렀을 경우를 가정하고 의석 변화를 추정한 결과 이같이 분석했다.

30대 이하 청년층만 선거를 치러 의회를 구성했다고 가정할 때 자민당·공명당 연합은 전체 465석 중 30%를 겨우 넘는 149.5석으로 나타났다. 양당 합계 215석인 실제 결과보다 크게 적은 수치로, 전체 연령 대비 청년층에서 연립 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크게 낮은 상황을 드러낸다.

닛케이에 따르면 자민·공명 연합은 2021년 같은 방식으로 출구조사 결과를 활용해 ‘청년 의회’ 의석을 추정했을 때 316.5석을 차지한 바 있다. 3년 새 의석 절반 이상인 167석이 줄어든 것이다. 해당 연령대 지역별 추정치에서도 자민당은 도쿄도 30개 선거구에서 5승에 그쳐 실제 선거 결과인 12승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2021년 65.5석에서 136.5석으로, 국민민주당은 16석에서 76석으로, 일본유신회는 45석에서 57석으로, 레이와 신센구미는 7석에서 19석으로 전반적으로 크게 늘었다.

이번 총선 실제 결과와 비교하면 연립여당 의석이 크게 줄고 야당 몫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입헌민주당 이외 야당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실제 총선 결과는 자민당 191석, 공명당 24석, 입헌민주당은 148석, 일본유신회 38석, 국민민주당 28석, 레이와 신센구미 9석 등이었다.

청년층과 달리 60대 이상 연령대만 선거를 치른 경우를 가정한 ‘노인 의회’ 시나리오에선 자민·공명이 2021년 246석, 올해 209석으로 젊은층에서보다 감소 폭이 작았다. 야당의 경우에도 연령대별 의석 변동치가 다르게 추정됐다. 입헌민주당은 2021년 144석에서 올해 177.5석으로 늘어 자민·공명 감소분이 거의 그대로 옮겨간 양상이었고, 이외 야당인 국민민주당은 6석에서 13.6석으로, 레이와는 0석에서 5석로 늘어나 큰 증가폭을 보이지는 않았다.

닛케이는 “자민당은 (2012년) 2차 아베 정권 이후 선거에서는 젊은 세대일수록 강세였는데, 이번 선거에서 이 구도가 한 번에 무너졌다”며 “젊은층은 시니어층보다 새로운 선택지로 이동한 실태가 드러난다”는 분석과 함께 인구 감소 상황을 주요 배경으로 짚었다.

현 젊은층은 사회보장·세제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부담이 커지는 만큼 기성 정치에 불만을 품고 대안 탐색에 나설 유인이 있는데, 입헌민주당은 세제 정책 등에서 자민당과 차이가 크지 않아 다른 야당을 선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이같은) 변화에는 일본의 정치 구도를 바꿀 가능성이 숨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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