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현대·신세계 등 ‘빅3’ 백화점이 한국 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돕고 있어 주목된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빅3 백화점이 일본과 태국 등 해외 유명 백화점과 쇼핑몰에 한국 패션 브랜드를 알리는 팝업 매장을 잇달아 열어 호응을 얻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백화점은 경쟁력 있는 한국 토종 브랜드 수출을 지원하는 사업인 ‘더현대 글로벌’을 가동하고 있다.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1차 팝업 행사부터다. 지난 5∼7월 노이스, 이미스, 마뗑킴 등 일본 도쿄 파르코백화점 시부야점에서 팝업 행사를 하자마자 개장 전부터 수백명이 몰려들었고 오픈런이 이어졌다. 1차 팝업 2개월간 올린 매출은 30억원으로 역대 파르코백화점의 팝업스토어 중 1위에 달하는 규모다.
더현대 글로벌의 행보는 입소문을 타며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달부터 시작한 2차 행사에는 아비에무아, 새터 등 총 10개의 국내 브랜드가 참여해 올해 말까지 팝업을 연다.
현대백화점은 이에 힘입어 태국 방콕의 유명 쇼핑몰 시암 파라곤에서도 팝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패션 브랜드뿐 아니라 한국 드라마, 캐릭터 등 K-콘텐츠도 함께 선보이는 방안을 기획 중이다. 향후에는 중국과 베트남, 홍콩, 유럽 등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 등 국내 팝업스토어 성공 노하우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해외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현지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하고 해외 유통채널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글로벌 K-콘텐츠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부터 K-패션 수출 지원 B2B(기업 간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플랫폼 이름은 기존 ‘K패션82’에서 올해 바꾼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다.
국내 신생·중소 패션 브랜드와 해외 구매자를 연결하고 오프라인에서 계약·통관·물류 등 까다로운 수출 절차를 대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250여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올해 들어서는 소비자와 개별 패션 브랜드의 소통 창구도 마련했다. 지난해 4월 코엑스 산업 전시회 붐업코리아를 시작으로 세계 최대 패션 수주 박람회인 프랑스 파리 트라노이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프리미엄 소비재전 등 20여차례 해외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했다.
출범 첫해인 지난해에는 53억원에 이르는 수주 상담을 진행했다. 지난해 말에는 태국 방콕의 쇼핑몰인 시암 디스커버리 백화점에서 9개 국내 브랜드의 공동 팝업스토어를 2개월간 열어 태국 현지 업체와 100만달러(약 13억5000만원) 규모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일본 오사카 한큐백화점 한큐우메다본점에서 팝업을 여는데 현지 반응이 뜨겁다”면서 “디자이너 가방 브랜드 칼린, 여성복 브랜드 다이애그널 등 14개 브랜드가 참여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베트남 젊은이들의 성지로 급부상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 패션과 뷰티뿐만 아니라 음식, 라이프스타일 등까지 30여개 한국 브랜드 매장을 열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코리아쇼핑페스타’를 열어 중소기업의 화장품을 소개하고 메이크업 쇼를 진행했는데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현지 백화점에 입점한 한국 브랜드 팝업 행사가 각광받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한국 브랜드를 다채롭게 알리는 데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화점들이 앞다퉈 한국 패션 브랜드 알리기에 나서는 것은 국내 중소 디자이너 브랜드의 수출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은 물론 자사 해외 진출을 위한 입지를 다지는 데 좋은 기회여서다. 해외에서 국내 패션 브랜드 팝업을 열 경우 당장 수익을 얻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백화점 매출의 핵심 카테고리인 패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신생·중소 브랜드는 수출 판로에 도움을 받고 백화점은 경쟁력 있는 패션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면서 “백화점 모두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 브랜드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