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운명 갈랐다…엔비디아, 인텔 밀어내고 다우지수 편입

노도현 기자
엔비디아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엔비디아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전통의 반도체 강자 인텔을 밀어내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에 편입된다. AI 시대 반도체 산업 지형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수 운영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 1일(현지시간) 오는 8일 거래부터 다우지수에서 인텔을 제외하는 대신 엔비디아를 편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반도체 산업의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우지수는 뉴욕 증권시장에 상장된 우량기업 주식 30개 종목, 일명 ‘블루칩’을 기준으로 해 산출하는 세계적인 주가지수다.

한때 ‘반도체 제국’을 일궜던 인텔은 25년 전인 1999년 다우지수에 편입됐다. 하지만 모바일, AI 등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다. 주력인 PC 중앙처리장치(CPU) 부문에서도 AMD의 추격에 경쟁력이 떨어졌다.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고자 1만5000명 감원과 더불어 파운드리 분사까지 결정했다. 지난해 말 50.25달러였던 주가는 반토막 수준인 23.20달러로 떨어졌다. 다우지수 편입 종목 가운데 가장 성적이 저조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AI 열풍의 수혜주로 떠올랐다. 거대 기술기업들은 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위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앞다퉈 사들이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240%가량 오른 데 이어 올해도 173% 넘게 상승했다. 시가총액 3조달러를 넘어서며 애플에 이어 시총 2위에 올라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다우지수 편입 종목 변경에 대해 AI에 따른 기술산업 지형 변화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AFP통신은 “인텔을 대체한 엔비디아의 편입은 반도체 업계에 역사적 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교체는 기술업계에서 이들의 운명이 뒤바뀐 것을 반영한다”며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다우지수는 미국 산업 변천사를 한눈에 보여주지만 우량기업 30개 종목으로만 구성돼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현재 기술기업 중에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이 다우지수에 포함돼 있다. 구글, 아마존, 메타는 들어가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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