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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공영방송의 독립성, 제도로 보장해야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는 많다. 공정하고 깊이 있는 진실 보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 사회 유지에 꼭 필요한 보편적 가치의 생산 등 이윤 추구가 우선인 상업 매체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사회적 기능이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다. 그중에서도 민주주의를 가능케 하는 진실의 전달은 공영방송의 핵심 기능이다. 하지만 한국의 대표 공영방송이라 자부했던 KBS의 보도 기능은 추락하고 있다. 2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바꾼 이사 구성을 이용해 사장 교체를 강행하고, 그 사장이 비판적 프로그램을 폐지 또는 변경하고 진행자를 교체하는 등 전횡한 결과 KBS 신뢰도를 추락시키더니 보도 기능마저 왜곡시켰다.

각 방송사의 메인 뉴스 시청자 수에서 1위를 하던 KBS는 현 사장 체제 들어서 추락하고 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닐슨 코리아가 집계한 10월 수도권 메인 뉴스 시청자 수 추이에서 지상파·종편 모두 뉴스 시청자 수가 늘었지만 오직 KBS만 감소했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명태균씨 관련 보도에서 KBS 보도가 적거나 미온적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박근혜 대통령 시절 KBS는 유난히 북한 관련 보도를 많이 했다. 북한 관련 보도는 그 정보가 불확실하여 매우 신중한 보도를 필요로 한다. 아직 확실하지도 않고,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기도 한 북한 관련 보도를 하는 이유를 당시 KBS 최고위급 보도관계자는 특수사안이라고 해명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북한 관련 정보가 들어오면 해야 한다는 자세는 기자임을 포기한 태도였다. 이유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불리한 관심을 돌리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KBS 뉴스 시청률이 감소하고 신뢰도가 추락했다. 기시감이 느껴지지 않는가?

보도 기능이 왜곡된 상징적인 사례가 ‘파우치, 외국 회사의 조그만 백’ 사건이다. 공영방송 KBS의 메인 뉴스 앵커가 대통령을 만나 대통령 부인의 뇌물 수수 의혹을 캐묻기는커녕 해명에 앞장섰던 사건이다. 그리고 그 사건의 주인공이자, KBS 뉴스 ‘윤비어천가’의 주인공인 박장범 앵커가 차기 사장 후보가 돼서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KBS 보도의 암울한 미래를 예견케 한다. 박장범씨가 앵커를 하는 동안 시청자 수는 32%나 감소했다고 한다. 기자들이 작성한 앵커 멘트를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바꿨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보도와 무관하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한 경우도 있다는 후배기자들의 비판이 있다. 2023년 입사자인 최저연차 기자부터 2000년 입사 기자들까지 거의 모든 기수의 기자들이 박장범 사장 임명을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성명서들은 정파의 문제가 아니라 저널리즘을 지키려는 것임을 밝혔다. KBS 이사회는 기자로서 이렇게 신뢰가 없는 사람을 어떻게 사장 후보자로 지지할 수가 있었을까? 그것도 여권 성향의 이사 7명 전원의 찬성으로. 만약 이전 정권 사장 임명 때처럼 시민자문단의 검증 과정을 거쳤다면 박장범씨가 사장 후보자가 될 수 있었을까? 그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후배기자들 대부분의 불신을 받는 기자 출신 박장범 후보자가 마지막으로 KBS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사퇴다. 하지만 이는 기대 난망이다. 국회 청문회에서 정권이 임명한 공영방송 사장 후보자의 부적격한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더라도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할 것이다. 그게 제도적으로 가능하니까. 따라서 시민의 공영방송을 공영방송답게 유지하려면 대통령이나 이사들의 선의가 아니라 공영방송에 적합한 사장을 뽑는 제도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제안되고 경험한 바에 따르면 공영방송의 주인인 시민이 공개적으로 검증하여 선출하는 것이 최선이다. 민주당이 통과시킨 방송법 개정안의 핵심이고 대통령이 거부한 실제 이유다. 그리고 다시 제도로 보장하기 위한 정치·사회적 노력이 절실한 이유다.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학부 교수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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