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명태균씨와 취임 이후에도 연락을 했다는 증언이 3일 연이어 나왔다.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음성이 공개되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취임 전인 ‘당선인’ 신분이었단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2022년 6월 명씨와 명씨 지인의 대화 녹음을 공개했다. 대화 내용을 보면, 명씨는 지인에게 “대통령 전화로 통화 아직도 하고요. 대통령은 자기가 그거 안 하는 사람은 안 받죠”라고 말했다. 명씨는 “그리고 김건희 사모는 원래 전화가 3대예요. 비밀 전화가 따로 있죠. 급하게 할 때”라고 말했다. 명씨는 또 “아침에도 내 대통령한테, 그 김영선 의원 내가 영상 편집했던 거 그 영상 내가 편집했거든 앞에 그 사진 하나 넣고, 그거 보내줬는데 고생했다고 축하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겨레21 보도에도 윤 대통령과 명씨가 취임 이후에도 통화했다는 강혜경씨의 주장이 담겼다. 강씨는 지난 1일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명씨는 여의도연구원처럼 자체 조사를 해서 용산 내부 보고용 조사를 하는 용산만의 싱크탱크나 연구소처럼 기능을 해보려고 한 것”이라며 “명씨가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윤 대통령과 통화하고 김건희 여사와는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가 공개되자 입장문을 냈다. 대통령실은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당시 윤 당선인과 명태균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 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7일 “대선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대통령이 선을 그었던 것 같다. 거리를 두지 않았나 싶다. 취임 이후 소통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8일 공지에선 “경선 막바지쯤 명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정치인이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씨와 문자,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친윤석열계에선 윤 대통령이 당선인이었기 때문에 공천 개입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왔다. 권성동 의원은 지난달 31일 기자들에게 “대통령 취임 전 당선인 신분에서 한 대화라 탄핵 사유도 되지 않는다”며 “대통령 당선인이 1호 당원으로서 정치적인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선거 개입 주장하는 건 너무 나간 주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