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통령, 사과하고 과감한 쇄신 개각 단행해야…김건희 즉시 활동 중단을”

유설희 기자    민서영 기자

윤 대통령 시정연설 불참에는 “아쉽다”

“대통령과 영부인이 정치브로커와 소통한

녹음·문자 공개 자체가 국민께 죄송한 일

감추려다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게 될 것”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4일 “국민들께서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대통령이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과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 간 통화 녹음 파일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감추고 빼고 더하려고 하다가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표는 “대통령과 영부인이 정치브로커와 소통한 녹음과 문자가 공개된 건 그 자체로 국민들께 대단히 죄송스러운 일”이라며 “이번 상황의 경우 적어도 지금은 국민들께 법리를 먼저 앞세울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 대표는 “이런 위기를 극복하려면 솔직하고 과감해져야 한다”며 대통령은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참모진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심기일전을 위한 과감한 쇄신 개각을 단행하고, 김건희 여사는 즉시 대외활동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또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예방하기 위해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는 절차를 즉시 진행해야 하는 건 이제 너무 당연하다”며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는 데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보수는 공멸할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이어 “국정 기조 전환이 반드시 더 늦지 않게 필요하다”며 “민심이 매섭게 돌아서고 있다. 독단적인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커졌다는 점을 아프지만 인정해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한 대표는 “국정기조의 내용과 방식이 독단적으로 보인 부분이 있었는지 점검하고 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우리 정부의 임기는 아직 2년 반이 남았다. 전반전도 끝나지 않은 것”이라며 “경청하고 심기일전하면 다시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고 했다.

앞서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법으로 대외 활동 중단, 대통령실 인적 쇄신, 의혹 규명 협조, 특별감찰관 임명을 요구해왔다. 한 대표는 녹음 파일 공개로 김 여사 의혹이 윤 대통령 본인의 문제로 확대된 만큼 윤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 개각, 국정 기조 전환 등 국정 전반에 대한 쇄신 조치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이날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 불참에 대해서는 “아쉽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정부·요당에 대한 국민 여론이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이 직접 나와야 한다는 의견을 대통령실에 전달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친한(한동훈)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대통령실에 대한 쇄신 조치 요구가 분출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대통령 지지도가 10%대로 추락하고 반대 여론이 70%가 넘는 이 끔찍한 현실을 언제까지 모른 척 할 것이냐”며 “우리당 중진들이 주장하신대로 혹은 시도지사협의회가 강조하는대로 용산 대통령실에서 어떤 악재 터져나오든 당정갈등이 외부에 표출되지 않도록 입 꾹 다물고 있으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냐”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당이) 대통령실에 대해 쓴소리 계속하는 이유는 대통령실이 바뀌지 않으면 모두가 공멸하기 때문”이라며 “현실을 회피하고 비겁한 변명만 늘어놓다가 국민들께 버림받을 건지, 변화와 쇄신을 해나갈 건지 이제는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장동혁 수석최고위원도 “민심의 역풍을 이기는 법은 국민께 겸손해지는 것”이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따를 때”라고 했다.

친윤(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김재원 최고위원도 “대통령실은 적극적으로 주도적으로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며 대통령실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김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지금 국면전환용 인사를 하지 않겠다는 이런 말들이 국민들에게 알려지고 있다”며 “지금은 국면전환 위해 뭐든지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반면 친윤계인 인요한 최고위원은 “저는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발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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