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구 달서구 한 가정을 방문한 생활보호사(오른쪽)가 가사 지원을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자체 노인돌봄사업을 축소하고 정부 사업에 통합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지역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대구시는 4일 올해 말까지 재가노인돌봄사업인 ‘재가노인지원서비스’(이하 재가서비스)와 ‘노인맞춤돌봄서비스’(이하 맞춤서비스)의 개편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인돌봄사업의 대대적인 개편은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시도되는 움직임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재가서비스 및 맞춤서비스는 일상생활 유지가 힘든 노인에게 적절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안전·안부 확인을 비롯해 일상생활(식사·청소) 지원, 급식물품 후원, 사회참여, 생활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가 이뤄진다.
현재 전국 17개 지자체 대부분은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국가보조사업인 맞춤서비스에 더해 자체 재가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대구시는 1997년부터 자체 사업을 추진했다. 복지부의 맞춤서비스는 기존 재가노인돌봄 6개 사업을 통합해 2020년부터 시행됐다.
대구시는 재가서비스와 맞춤서비스의 대상자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등 경제적 취약계층으로 겹치고, 제공 서비스도 거의 유사해 차별점이 없다고 본다. 즉 ‘효율’이 떨어지는 만큼 두 사업을 보완하는 형태로 다시 설계해 향후 증가하는 노인돌봄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재가서비스 대상자 7000여명을 다시 파악해 이중 대다수인 5200여명을 맞춤서비스 대상자로 편입시키기로 했다. 다만 거동 불편 정도가 심한 노인 등은 ‘중점대상자’(1750명)로 정해 재가서비스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재가서비스는 정부 사업과 달리 서비스 제공시간의 제한이 없는 등 보다 적극적인 돌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상자 전환에 따라 인력과 사업비는 조정된다. 대구 9개 구·군 내 재가노인돌봄셈터 35곳의 사회복지사는 5명에서 3명으로 감축(총 69명)된다. 사업비도 대폭 줄어든다. 대구시는 연간 약 39억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대구시의 방침에 지역 재가노인돌봄센터들은 ‘대구재가노인복지협회 비상특별위원회’를 꾸려 반대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한동안 시청사 앞에서 1인 시위도 벌였다.
재가노인복지협회 측은 “대구시가 노인 5200여명의 기본권 박탈과 청년 사회복지사 69명의 일자리를 빼앗는 개편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재가서비스와 맞춤서비스 대상자가 달라 유사·중복되는 사업이 아니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 기존 재가서비스를 받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제때 서비스를 받지 못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게 노인복지협회의 주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돌봄서비스를 수행하는 ‘생활보호사’의 경우 사회복지사와 달리 별도 자격이 없어도 되며 노인의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서비스가 개편될 시 국비 부담이 들어 아낄 수 있다는 예산 규모도 8억원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의 속도 조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정옥 대구시의원은 지난달 21일 열린 임시회에서 “대구시의 재가노인지원서비스 개편(안)을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구시가 발표한 재가서비스와 맞춤서비스 통합 방안은 서비스 이용자와 돌봄 종사자 모두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면서 “노인돌봄 사각지대 발생과 종사자 고용 불안 등 대책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성현숙 대구시 어르신복지과장은 “(재가서비스에 비해)맞춤서비스는 대상 범위가 더 넓고 체계적인 돌봄 서비스도 가능한 만큼, 개편 작업을 한 뒤 부족한 부분은 재가서비스로 보완하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사회복지 종사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개편안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