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차등수수료 제안···소상공인단체 “수수료 5% 이내로”

김세훈 기자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4일 열린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제10차회의에 참석한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 4사와 입점업체 4단체 대표들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4일 열린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제10차회의에 참석한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 4사와 입점업체 4단체 대표들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소상공인의 배달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배달앱 상생협의체가 4일 10차 회의를 열고 협의를 이어갔으나 여전히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당초 정부가 설정한 협의 시한인 10월 말을 넘겼지만 ‘성과 없이 허송세월 했다’는 비판이 커지자 막판 합의 시도에 나섰지만 이날도 결과물은 내놓지 못했다. 그간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정책을 따라가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던 쿠팡이츠가 이날 차등 수수료율을 도입하는 안을 처음으로 제시했고, 입점업체들은 최고 수수료율 상한을 5%로 낮출 것을 요구했다. 이날 합의가 불발되면서 오는 7일 열리는 추가 회의에서 공익위원들은 중재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10차 배달앱 상생협의체 회의에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한국외식산업협회·소상공인연합회·전국상인연합회 등 입점업체 측과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땡겨요 등 플랫폼 단체가 참가했다.

쿠팡이츠는 매출액이 적은 입점업체의 수수료율을 낮추는 차등 수수료율을 도입하겠다는 안을 처음으로 내놨다. 유성훈 쿠팡이츠 본부장은 모두발언에서 “쿠팡이츠는 차등수수료를 도입해 중소 영세상인들에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 무료배달 혜택도 지키는 방안으로 추가 상생안을 제출하고자 한다”고 했다. 앞서 쿠팡이츠는 수수료율을 현행 9.8%에서 일괄 5%로 낮추고 배달비 일부를 점주들에게 부담시키는 안을 제시했으나, 배달비 부담이 늘어나면 결국 조삼모사라는 입점업체 반발이 이어지자 새 상생안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쿠팡이츠가 상생안 내용을 5일 중 협의체에 제출하기로 하면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는 못했다.

배민 측은 기존 차등수수료안을 유지했다. 앞서 배민은 매출액 하위 40%인 업주에만 기존 수수료율(9.8%)보다 낮은 2∼6.8%의 차등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상생안을 지난 6차 회의에서 내놓은 바 있다. 다만 공익위원 요청에 따라 최고수수료율과 수수료 적용범위 등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익위원들은 배민에 최고수수료율을 9.8%에서 7.8%까지 낮추고, 6.8% 수수료율 적용 범위를 하위 80% 업체까지 늘릴 것을 요구했다. 함윤식 배민 부사장은 “석 달이 지났는데 무엇을 하느냐는 비판도 있지만, 저희는 멤버십이용 혜택 정책 등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과도한 출혈 마케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점주들은 최고 수수료율을 5%로 낮춰야 한다고 했다. 김대권 한국외식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물가 상승의 가장 핵심은 배달수수료”라며 “차등 수수료율 상한을 5%로 맞추고, 영수증에 배달비 등 세부 내용을 공개하라는 것이 최소한의 요구”라고 했다.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도 “최고수수료율이 5% 수준으로 낮아져야 소상공인 숨통이 트인다”면서 “무료배달이라면서 입점업체에 배달비를 전가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했다.

이정희 배달앱 상생협의체 위원장은 회의 종료 후 백브리핑에서 “차등수수료로 방향은 통일되는 것 같지만 기본수수료를 그대로 둘지 기본수수료도 낮출지 하는 과제가 남았다”면서 “상생안 합의를 희망하지만 현재로서는 (입장차가 커)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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