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중진과 조찬 이어 잇따른 당내 행보
대통령과 갈등 빚는 한동훈과 차별화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국민의힘 원로들과 오찬을 하며 정치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오 시장은 최근 국민의힘 중진들과 조찬을 하는 등 당내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정치 신인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거듭 충돌하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비해 당에 오래 뿌리를 내린 중진, 여권 내 중재자로서의 위상을 강조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서울시장 공관 파트너스하우스에서 국민의힘 상임고문단과 오찬 간담회를 했다. 오찬에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목요상, 유흥수 등 상임고문 12명이 참석했다. 김무성 전 대표도 자리에 함께 했다. 이 자리는 오 시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오찬에서 “나라가 많이 어려운 상황에서 상임고문단의 조언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당의 중진으로 맡은 바 역할과 책무를 충실하게,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정 현안에 대해 브리핑을 한 뒤 이에 대한 상임고문단의 의견을 청취했다고 한다.
여권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박형준 부산시장, 5선 중진 권영세·김기현 의원과 조찬 회동을 한 뒤 당 위기 상황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개인 일정으로 빠진 나경원 의원도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대통령과 당 대표의 내분만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참으로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라 할 수밖에 없다”며 “현안 해결에서도 갈등 심화가 아닌 당 안팎의 중지를 모으기 위한 소통에 나서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에게도 ‘결자해지’를 촉구했지만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한 대표를 저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오 시장이 포함된 여당 소속 시도지사협의회도 전날 입장문을 통해 “패권 싸움으로 비치는 분열과 갈등의 모습에서 벗어나 ‘당정 일체’에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요구했다.
오 시장의 최근 정치 행보에는 잠재적인 대권 경쟁자인 한 대표를 견제하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계속해서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오 시장은 당 중진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이미지를 보이려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을 변호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비판하지도 않으면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려는 의도다. 또 정치 경험이 부족한 한 대표와 달리 당에 20년 이상 뿌리내린 인사로서 상임고문단, 시도지사들, 당 중진들과의 신뢰 관계를 강조한 것으로도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