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군사협력 규탄 공동성명도 발표
“북한으로 핵·탄도미사일 기술 이전 우려”
한국과 유럽연합(EU)이 4일 첫 전략대화를 개최하고 북·러 군사협력을 규탄했다. 양측은 ‘안보·방위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제1차 한·EU 전략대화를 진행했다. 한·EU 관계, 북·러 협력 및 한반도 정세, 지역·국제정세 등을 논의했다.
양측은 회담 이후 ‘러·북 협력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데 이어 병력을 파견한 것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군의 철수를 촉구했다. 이들은 “러시아가 북한의 군사적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기술과 물자를 지원할 가능성을 포함해 북한의 무기와 병력 제공의 대가로 무엇을 제공하는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국제사회의 비확산 노력을 위태롭게 하고,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북한으로의 핵·탄도미사일 관련 기술의 이전 가능성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관련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포기하기 위한 구체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며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으며, 앞으로도 절대 그렇게 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및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조 장관과 보렐 고위대표는 이날 ‘안보·방위 파트너십’ 문서도 채택했다. 해양안보, 사이버, 비확산 등 15개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문서이다. 조 장관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공동의 안보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한반도와 우크라이나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북한군의 러시아 배치 같은 일로 보듯이 상호 연결돼 있다”라며 “이에 따라 우리가 공통의 이해관계와 공유된 가치에 따라 협력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번 한·EU 전략대화는 지난해 5월 한·EU 정상회담의 합의에 따라 신설된 회의체다.
보렐 고위대표는 전략대화에 앞서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상호 국방협력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회담에서 양측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또 한국과 EU가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러 군사협력 차단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양측은 유럽·대서양 안보와 인도·태평양 안보가 서로 연결돼 있다는 데 인식을 함께 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EU가 다양한 분야에서 안보·국방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또 지난해 5월 한·EU 정상회담 등으로 한국과 EU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발전하고 있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