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학원 다녔지만 면허는 못 따
서울 강남에서 8중 추돌 사고를 일으킨 20대 운전자가 4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무면허 역주행 운전으로 차량 7대와 오토바이 1대를 잇달아 들이받는 사고를 낸 20대 여성 A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 부장판사는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기원 입구 사거리에서 강남역 방향으로 향하는 테헤란로 1~3차로에서 8중 추돌 사고를 낸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9명이 경상을 입고 차량 8대가 파손됐다. A씨는 이 사고 직전인 오후 1시쯤 송파구 거여동에서 아이를 태우고 유모차를 밀던 엄마를 치고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와 엄마는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등 혐의로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A씨는 무면허 운전자로,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강습을 받은 적은 있으나 실제 면허를 취득하지 못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파악됐다. 사고 당일 A씨는 ‘택시를 타고 이동하라’는 모친의 설득을 뿌리치고 모친 차량을 타고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고 직후 어머니와 통화하면서 “사람을 쳤다” “차를 10대 박았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일단 시동을 꺼라”라고 했으나 A씨는 “시동을 끌 줄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신경안정제를 복용 중이며, 사고 당일에도 복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물 정밀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A씨의 음주나 마약 투약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 2시40분쯤 법원에 온 A씨는 ‘사고 내고 왜 도주했나’ ‘신경안정제를 복용한 게 맞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법원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