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마지막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당일인 5일(현지시간) 마지막 유세에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향해 여성 비하적인 욕설을 암시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향한 관중의 ‘매춘부’ 발언에 만족한 듯 웃음을 보여 논란이 된 지 3일 만이다. ‘여성 표심’이 승패의 결정 요인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대선 당일 내놓은 막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국 CNN방송,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0시를 넘겨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진행한 마지막 유세에서 여러 민주당 인사들을 공격하던 중 펠로시 전 의장을 향해 “아프고, 사악하고, 미친X(an evil, sick, crazy b---)”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지막 표현은 ‘b’ 발음만 하고 나머지는 입 모양을 통해서만 반복했다. 그는 “‘b’로 시작하는 단어지만 말하지는 않겠다. 나도 말하고는 싶다”고 했고 관중들은 환호했다. 미 언론은 해당 단어가 ‘bitch’라고 전했다. 이 단어는 사전적으로는 ‘암캐’이나, 여성을 비하하는 욕설인 ‘년’ 정도로 통용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 기간 상대 후보인 해리스 후보를 향해서도 인신공격성 발언 등을 이어왔다. 지난 2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 때는 해리스 부통령의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이력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다가 한 관중이 “그녀는 거리에서 (몸 파는) 일을 했다”고 외치자 “여기는 정말 놀랍다”며 웃음을 지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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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후보의 성을 겨냥한 이같은 언행은 여성 유권자의 지지를 갉아먹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특히 선거 막판까지 경합주 표심이 초박빙인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소속 가정, 사회적 공동체 눈치 때문에 반감을 드러내지 못해 왔던 ‘샤이 해리스’의 표심을 자극할 수도 있다.
이번 대선은 여성의 임신중지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2022년 연방대법원이 뒤집은 이후 첫 대선이어서 기존에도 여성 표심 상당수가 해리스 측을 향해 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해리스 부통령 선거 캠프는 ‘미친X’ 발언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