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부터 3일간 ISS에 설치
한국과 미국이 공동 개발한 태양 관측용 특수 망원경이 고도 400㎞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했다. ISS 외벽에 부착될 이 망원경은 한 달 뒤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돼 태양의 최상층부 대기인 ‘코로나’를 집중 관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코로나가 최고 500만도의 초고온을 띠는 이유를 규명하고, 지구에 통신 장애를 일으키는 태양풍을 정밀하게 예보할 능력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우주항공청과 한국천문연구원은 태양 대기 관측 장비 ‘코로나 그래프’를 싣고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지난 5일(한국시간) 발사된 스페이스X의 무인 우주선이 지구를 떠난 지 약 12시간 만인 같은 날 오후 11시52분 ISS에 도킹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코로나 그래프는 우주항공청 산하 한국천문연구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 개발했다. 양국 연구진은 자신들이 만든 코로나 그래프에 ‘코덱스(CODEX)’라는 이름을 붙였다. 원통형 본체와 부대 장치를 포함한 코덱스의 총 중량은 220㎏이다. 가로와 세로는 각각 1.5m, 높이는 1.3m다.
코덱스는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총 3일간 NASA가 운영하는 로봇 팔을 통해 고도 400㎞에 떠 있는 ISS 외벽에 설치된다. 설치 이후 약 1개월간 시험 운영을 거치며 최대 2년 동안 태양 관측 임무를 수행한다.
한·미 연구진이 코덱스로 보려는 것은 태양의 최상층부 대기인 코로나다. 코로나 온도는 100만~500만도에 이르는데, 이는 태양 표면(6000도)보다 훨씬 뜨겁다. 하지만 이유는 미스터리다.
코덱스는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 코로나를 상시 관찰하는 특수 망원경이다. 우주 공간에서 태양을 가리는 동그란 차광막을 펼쳐 인공적인 개기 일식을 만든다. 이렇게 하면 태양 표면보다 상대적으로 어두운 코로나를 잘 볼 수 있다. 별 다른 장비 없이 코로나를 관찰하려면 달이 태양을 가리는 자연적인 개기 일식을 기다려야 하지만, 코덱스를 쓰면 원할 때 언제든 코로나를 볼 수 있다.
현재 우주에는 코덱스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코로나 그래프가 2기 떠 있다. 하지만 코덱스의 성능이 더 좋다. 연구진은 코덱스로 코로나 형태는 물론 온도와 방출 속도까지 동시에 관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덱스로 코로나를 관찰하면 지구에 통신 장애를 일으키는 태양풍의 발생 시기와 강도도 예측할 수 있다. 태양풍은 전기적 성질을 띤 물질이 태양에서 바람처럼 불어오는 현상인데, 태양풍의 진원지가 바로 코로나이기 때문이다.
강현우 우주청 우주과학탐사 임무설계프로그램장은 “코덱스의 성공적인 발사는 태양 활동에 기인한 우주 환경 예보와 관련 연구의 중대한 진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