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 내각과 대통령실 인적 쇄신 여부를 두고 “임기 반환점을 맞는 시점에서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 인재풀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내년 예산의 신속한 집행,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대응을 감안해 인사 단행 시기는 내년이 될 것이라고 암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인적 쇄신에 대한 질문에 “적재적소에 적임자를 찾아 일을 맡기는 문제는 늘 고민하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지난 4월 여권의 총선 참패 이후 한덕수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했지만 유임됐다. 최근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이 확산하며 여당 내부에서도 인적 쇄신 압박이 이어져왔다.
윤 대통령은 “옛날 같으면 국면 전환이 필요하면 아침 신문 1면에 장·차관 인사가 쫙 떴다”면서 “지금은 인재를 발굴·물색하고, 검증하고, 검증 과정에 별 문제가 없어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고민도 해야 해서 빠른 시일 내에 하기가 근본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0일 임기 반환점을 맞아 인적 쇄신을 고민한다면서도 “국회 예산이 마무리되고 나면 신속하게 예산을 집행해야 국민들의 민생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고, 내년 1월 중에 미국 정부가 출범하는 점까지 감안해 시기는 좀 유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내년에 내각과 대통령실 참모 등을 교체할 수 있다고 에둘러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내 ‘김건희 여사 라인’에 대한 질문엔 “김건희 라인이라는 말은 굉장히 부정적인 소리로 들린다”며 “공직 생활을 오래 하면서 공사가 분명한 것을 늘 신조로 살아왔다”고 대답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사정기관에 오래 근무했기 때문에 직접 지휘하는 조직이 계통 없이 일을 한다든지, 자기 일은 등한시하고 남의 일에 간섭하면 야단치고 계통을 다시 밟아서 하라고 하고 있다”며 “실제로 용산에 정부 출범 후에도 엄청나게 많은 구성원들이 그런 것 관련해 조치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면담에서 김 여사 라인인 대통령실 비서관·행정관들을 정리해 기강을 세우라고 한 데 대해 그 실체가 없다고 반박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