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국민 걱정 끼쳐 사과”…김건희 특검은 “인권유린”

140분간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모든 것이 제 불찰…소통 프로토콜 안 지켜져”

김 여사 특검법엔 “정치 선동·인권 유린”

명태균씨 관련 거짓 해명 논란엔 참모 탓

“지지율 올릴 꼼수 쓸 줄 모른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저의 노력과는 별개로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일도 많았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은 모두 부인했고, 야당이 추진하는 김 여사 특검은 “정치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명태균씨와의 통화 녹취 공개에도 불구하고 “공천에 관한 얘기한 기억은 없다”고 부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총 2시간20분에 걸쳐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민생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했고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걱정과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부터 드리고 국정 브리핑을 진행하겠다”고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윤 대통령은 “저와 정부의 부족했던 부분을 잘 알고 있다. 고칠 부분은 고치겠다”며 “국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쇄신에 쇄신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의 공천 개입 등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 “저를 타깃으로 해서 제 처를 많이 악마화시키는 것이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김 여사 특검 추진에 대해서는 “(의혹은) 자기들이 만들어낸 얘기지 객관적 근거가 없다”면서 “삼권분립 체계의 위반”, “정치선동”, “인권유린”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요구와 관련해서는 “아내가 어떤 면에서 순진한 면도 있다”며 “누구한테 도움을 받으면 인연을 딱 못 끊는 그런 걸 갖고 있다 보니 이런 문제 생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2부속실 설치로 리스크는 줄어들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장순칠 시민사회2비서관을 제2부속실장으로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도 “부적절한 일을 한 적이 없고 감출 것도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 국면에서 명씨와 연락을 끊었다던 대통령실 해명이 거짓 논란에 휩싸인 것은 참모들의 언론 대응 탓으로 돌렸다. 윤 대통령이 취임식 전날인 2022년 5월9일 명씨와 통화한 것은 “본인도 섭섭하겠다 싶어 전화를 받아준 것”이라면서 “누구를 공천주라고 얘기해본 적 없다”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민주당은 앞서 윤 대통령이 명씨와의 통화에서 “김영선을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하는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탄핵론에 대해서는 “탄핵소추는 아주 중범죄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것”이라며 “예외적인 것인데 (야권이) 남발하고 있다”고 했다.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지지율에는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는 마음엔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지율을 올리는 복안이나 꼼수는 쓸 줄도 모르고 체질에도 안 맞는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 쇄신을 위한 인적 개편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 인재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며 “시기는 좀 유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께서 흔쾌히 동의할 만한 내용은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국민께서 준 마지막 기회마저 날려버렸다”며 “변죽을 울리는 기자회견으로는 결코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