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담은 페트병 북한 쪽 방류’ 경찰·해경 서로 수사 회피

박준철 기자

강화군 대북전단 금지구역

탈북민 120여개 바다 투척

“우리 소관 아니다” 떠넘겨

대북전단 살포 금지 위험구역으로 설정된 강화도에서 쌀이 든 페트병을 북한으로 방류한 탈북민이 고발됐지만 해양경찰과 육지경찰이 서로 “소관업무가 아니다”라며 수사를 회피하고 있다. 인천시도 강화군이 위험구역을 설정한 만큼, 강화군이 직접 수사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강화군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위반 혐의로 50대 탈북민 A씨를 지난 5일 해경에 고발했지만 반송됐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일 오전 7시7분쯤 강화군 석모대교 중간 지점에서 쌀이 든 페트병 120여개를 바다에 투척했다.

강화군 관계자는 “A씨를 해경에 고발했지만, 해경은 소관이 아니라며 반송했다”고 말했다. 이어 “육지경찰인 강화경찰서도 페트병을 바다에 투척한 것은 특별사법경찰 관할이라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덧붙였다.

강화군은 해경과 육지경찰이 모두 수사를 할 수 없다고 밝힘에 따라 인천시 특별사법경찰관이 수사를 하는 방안을 인천시와 협의하고 있다. 강화군 관계자는 “경기도는 대북전단 살포 행위에 대해 특사경이 수사하는 만큼, 인천시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시는 강화군이 수사해 검찰에 넘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준경찰업무를 하는 인천시 특사경은 인천에서 벌어지는 담당업무와 관련된 것만 수사하지, 위험구역 업무에 대한 수사는 하지 않는다는 게 인천시의 설명이다.

인천시는 위험구역을 지정한 강화군이 검찰에 특사경 자격을 신청, 자격증을 획득한 후 수사해서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고 강화군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전단 살포가 금지된 강화군에서 북한에 페트병을 보내는 불법행위가 발생했지만 해경과 경찰, 인천시 모두 소관업무가 아니라며 서로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A씨는 지난 3일 석모대교 중간 지점에서 쌀이 든 페트병을 바다에 투척하다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A씨는 안전모를 착용하고 작업을 하는 것처럼 위장한 뒤 쌀이 든 페트병 120여개를 바다에 던졌다.

위험구역에서 금지행위를 한 경우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위반으로 징역 1년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강화군은 지난 1일부터 강화군 전역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하고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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