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 회주 종상 스님 입적···“생사 해탈하니 금까마귀 하늘 뚫고 날아가네”

이영경 기자
불국사 회주 종상 대종사. 불국사 제공

불국사 회주 종상 대종사. 불국사 제공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불국사 회주(會主) 종상 스님이 8일 입적했다. 세수 76세, 법랍 60년.

불교계는 종상 스님이 이날 오전 1시2분께 경북 경주시 불국사 정혜료에서 원적했다고 전했다. 지병의 악화로 서울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전날 불국사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종상 스님은 열반송으로 ‘미움도 싫어함도 깨끗이 씻어 버리니 헐뜯고 칭찬함이 어디에 붙겠는가. 초연히 생사를 해탈하니 금까마귀 하늘 뚫고 날아가네’라는 의미의 “혐시탕척 훼예하류 초연탈생사 금오철천비”(嫌猜蕩滌 毁譽何留 超然脫生死 金烏徹天飛)를 남겼다. 열반송은 승려가 입적을 앞두고 남기는 말과 글을 의미한다.

1948년 전북 임실군에서 출생한 종상 스님은 1965년 법주사에서 월산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받았다. 1973년 법주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비구계)를 수지하고 이듬해 법주사 승가대를 졸업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석굴암 주지, 청계사 주지, 불국사 주지, 불교방송 이사, 동국대 이사 등을 지냈으며 2020년 조계종이 비구에게 주는 가장 높은 법계인 대종사에 올랐다.

종상 스님은 2001년 <기와를 갈아서 거울 만들기>를 출간하고 “한국불교가 새롭게 달라지기 위해서는 집 짓고 불상 조성하고 탑 만드는 일보다 사람 키우는 불사에 대해 원력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종상 스님은 불국사 주지 시절인 2003년 절 옆에 골프연습장을 설치하며 문화유산 보존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해 허가받는 절차를 생략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05년에는 요트 구입, 환치기 등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사실로 판명될 경우 모든 공직에서 사퇴할 뿐 아니라 어떤 징계라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장례는 조계종 원로회의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과 다비식은 오는 12일 불국사에서 엄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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