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세포를 죽음으로 모는 ‘홍삼의 힘’

김태훈 기자

경북대 연구팀, 억제·사멸 효과 규명

암 표적 단백질 신호 전달 막는 기능도

대장암세포를 죽음으로 모는 ‘홍삼의 힘’

홍삼이 대장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한편 장내 미생물 균형을 통해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북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김명옥 교수, 생명공학부 류재웅 교수 연구팀은 지난 10월28일 고려인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홍삼의 ‘Rh2’ 성분이 대장암세포의 증식과 이동, 침투를 억제하고 대장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기전을 최초로 규명해 발표했다.

연구진은 또한 해당 성분이 암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암 표적 단백질(AXL)’ 대신 수용체에 직접 결합해 암세포의 신호전달 경로도 억제한다고 밝혔다.

대장암은 전 세계에서 간암, 폐암에 이어 사망률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대장암 치료를 위한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은 투여기간이 길수록 항암제에 대한 저항성 때문에 효능이 감소하고,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부작용 발생 양상도 나타나 치료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홍삼의 진세노사이드 Rh2 성분이 대장암세포를 억제하고 사멸시키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해당 성분이 암세포 억제 효과와 함께 암세포가 증식을 중지한 휴지기와 다음 증식 사이클을 시작하는 단계에 걸쳐 사멸을 유도하는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Rh2 성분은 대장암이 발병했을 때 매우 많이 발현돼 암세포의 성장과 침입을 촉진시키는 암 표적 단백질의 신호 전달을 막는 기능도 했다. 연구진은 대장암세포를 이식한 실험용 생쥐에게서도 Rh2 성분이 이 같은 종양 성장 억제 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명옥 교수는 “홍삼의 Rh2 성분이 자궁경부암 세포 증식을 억제하며, 유방암·대장암 등 다양한 유형의 암에서 약물 내성을 개선한다는 점을 규명한 기존 연구가 있었지만 대장암세포의 생존 및 전이와 관련된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하는 기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부작용은 감소시키고 보다 근원적인 치료가 가능한 천연물 기반의 안전한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도 홍삼이 장 건강에 유익할 수 있다는 결과가 제시됐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생리학과 나라야난 파라메스와란 교수 연구팀은 홍삼 추출물을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 불균형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장 누수 증후군과 뼈 손실 등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실험용 생쥐에게 2주 동안 항생제를 투여한 뒤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홍삼과 항생제를 복용시킨 결과를 비교하면서 홍삼 섭취군에서만 유익한 장내 미생물 군집의 다양성이 풍부해지고, 뼈 손실이 일어난 항생제 투여군과 달리 대퇴골 부피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파라메스와란 교수는 “홍삼이 장내 미생물 균형에 도움을 줌으로써 뼈 손실과 장 누수 증후군을 예방한다는 점을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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