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1만원 찍던 배춧값, 대형마트서 2000원 아래로··· 김장 포기 ‘김포족’은 증가

남지원 기자
1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김장재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김장재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가을배추가 본격 출하되면서 배춧값이 안정세를 찾고 있다. 한때 1만원에 육박했던 포기당 배추 가격은 일부 대형마트에서 1000원대까지 내려왔고, 무와 다른 김장 부재료비 가격도 안정을 찾는 추세다. 그럼에도 지난달까지 포기당 1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배춧값이 고공행진하자 김장철이 되기 전 일찌감치 김장을 포기하고 포장김치를 사 먹기로 결정한 ‘김포족’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는 김장철을 맞아 포기당 2000원 미만의 배추 물량을 대량으로 푼다. 이마트는 지난 8일부터 배추를 1망(3포기) 당 20% 할인한 5984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구매 다음날부터 즉시 사용할 수 있는 ‘e머니’ 1000점을 추가로 적립받을 수 있어 실제 구매가는 포기당 1661원이다.

롯데마트는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김장대전 행사를 통해 배추를 포기당 1960원에 판다. 홈플러스도 오는 14∼27일 2주 동안 해남 배추 30만 포기를 포기당 1900원대에 판매할 예정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 1포기당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8일 기준으로 3919원인데, 농림축산식품부의 김장재료 20% 정부 할인과 유통업체 할인이 더해지자 가격이 1000원대까지 내린 것이다. 배추 가격은 김장철 수요가 몰리는 이달 중하순을 지나며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무와 다른 김장 부재료 가격도 내림세다. 무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9월24일 4032원에서 지난 8일 2578원으로 내렸다. 다만 지난해 동기보다는 52.3% 비싼 가격이다. 고춧가루와 대파, 양파, 생강, 마늘 등 다른 김장 부재료는 평년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수급도 좋은 편이다. 김장용 절임배추는 대형마트 3사 모두 사전에 대량매입을 통해 최저 2만원대에 판매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추석 직후부터 김장철 전까지 배춧값이 예년보다 50% 이상 비싼 수준으로 고공행진하자 일찌감치 김장을 포기한 소비자들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 홈플러스 온라인의 포장김치 매출은 지난해 대비 25% 증가했다. 특히 10㎏ 대용량 포장김치 제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18배나 늘어났다.

김장철 직전인 10월의 최근 3년간 포장김치 매출을 보면 김장 전까지 먹을 수 있는 소용량 제품이 주로 상위권에 포진했는데, 올해는 미리부터 김장을 포기하고 대용량 포장김치를 구입하는 ‘김포족’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홈플러스는 설명했다.

지난달 농협이 운영하는 농식품 구독 플랫폼 ‘월간농협맛선’이 지난달 소비자 500명을 조사한 결과 72%가 올해 김장을 하지 않겠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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