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으로 주목받는 가상자산 업계 “규제 완화 필요”

이주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비트코인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비트코인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가상자산 친화적인 입장을 표명해온 만큼 가상자산 관련 규제 완화와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상자산 가격은 트럼프 당선 이후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미 대선일인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9일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10% 가량, 이더리움 가격은 20% 가량 상승했다.

이런 흐름 속에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선 ‘1거래소 1은행’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국내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곳이다. 국내에서 원화로 가상자산을 거래하려면 은행에서 실명계좌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가상자산거래소마다 1개 은행하고만 거래하도록 한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다양한 사업자가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반면, 반대로 해외 투자자들의 국내 거래소 이용은 은행 실명계좌 발급 요건 때문에 사실상 막혀 있는 상태다.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역시 국내에서는 금지돼 있다. 반면 해외 거래소는 현물 거래만 가능한 국내 거래소와 달리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가 가능해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더 넓다.

국내 많은 투자자들이 국내 거래소보다 상품이 많은 해외 거래소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의 국가별 거래량에서 한국은 13%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중국(20%)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거래량을 보였다. 반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1위인 업비트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중에서는 거래금액 기준으로 16위에 그치는 등 국내 거래소의 글로벌 순위는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들의 자산은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 데 반해 해외 투자자들의 자산은 규제 환경으로 인해 국내로 유입되지 못하고 있다”며 “가상자산 투자자와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넓히지 못하고 있는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국내라는 한정된 시장 안에서 파이 경쟁만 하다 글로벌 사업자들에게 밀릴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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