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독립기념관’ 얼마나 엉성하면… 보훈부 자체 심의조차 통과 못했다

이유진 기자

사업 계획서 부실 등 이유로

심의위 “보완 필요” 미의결

국가보훈부가 245억원을 들여 내년부터 2027년까지 건립하기로 한 가칭 국내민족독립운동기념관(일명 제2독립기념관)이 부실한 사업계획서로 보훈부 자체 심의조차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훈부가 10일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 따르면 제2독립기념관은 보훈부가 건립 추진 중인 현충시설 6곳 중 현충시설심의위원회의 절차를 완료하지 못한 유일한 시설로 확인됐다. 현충시설관리지침 제4조 등은 현충시설 건립을 위해 심의위 의결을 거치도록 한다. 심의위 의결 없이 예산이 편성된 사례는 없었다고 보훈부는 밝혔다.

심의위 의결이 이뤄지지 않은 사유에 대해 보훈부는 심의위에서 사업계획서 보완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의위는 올해 총 4번의 회의를 개최했는데, 지난 1일 회의에서도 제2독립기념관 관련 심의 안건은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보훈부는 제2독립기념관 설립을 위한 245억원 등 2025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보훈부가 작성한 제2독립기념관의 사업계획서는 A4용지 2장 분량에 불과하다. 현충시설 관리지침에 따른 사업계획서 양식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계획서에는 사업 장소가 ‘수도권 등’으로 불투명하게 명시됐고, 구체적인 부지 확보 방안은 빠져 있다.

제2독립기념관 사업 예산은 지난 8월까지 보훈부의 2025년도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았다가 9월 초 최종안에 포함돼 졸속 추진 논란이 일었다. 보훈부는 사업계획서에서“무장투쟁에 비해 교육·문화 등 국내에서 활동한 독립운동이 인지도가 미흡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105주년 3·1 기념사 취지에 따라 건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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