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머스크’가 쏘아올린 불기둥···비트코인 1억천만원 돌파

김경민 기자
비트코인과 도지코인.unsplash

비트코인과 도지코인.unsplash

비트코인 국내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억1000만원선을 돌파했다. ‘도지코인’ 등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의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핵심 조력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추진하는 가상자산 규제 완화 움직임이 작용한 결과다. 가상자산 업계가 이번 미 대선에서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은 만큼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장중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6.8% 오른 1억1440만2000원까지 올랐다. 전일 사상 처음으로 1억1000만원선을 넘긴 데 이어 연일 최고가를 경신했다.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선 같은 날 장중 8만1932달러까지 오르며 8만2000달러선에 근접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들썩이는 것은 ‘가상자산 대통령’을 천명한 트럼프 당선인의 영향이 크다. 지난 3월 1억원을 돌파한 뒤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주춤했던 비트코인의 국내 가격은 ‘트럼프 트레이드’가 본격화된 10월 이후 약 37% 반등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이 가시화된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비트코인은 19%나 올랐고, 7일(현지시간)엔 대표적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인 ‘IBIT’에 14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되기도 했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석권하고,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과 머스크 CEO 등 참모들도 친가상자산 인물로 채워지면서 트럼프 2기의 가상자산 규제 완화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 작용한 여파다. 트럼프 당선인은 금융회사 검열을 통해 가상자산을 통제하는 ‘초크 포인트 2.0’ 정책 중단, 가상자산에 비우호적인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 경질, 비트코인 전략 보유자산 편입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비트코인은 물론 알트코인의 가격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특히 머스크와 관련성이 큰 대표적인 ‘밈코인(인터넷 밈에서 유래했거나 재미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상자산)’ 도지코인은 지난 일주일간 약 92% 폭등했고, 이날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량과 거래대금 모두 전체 가상자산 중 1위를 기록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신설하는 비용절감 및 규제완화 부서인 ‘정부효율성위원회(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의 약자가 코인 이름과 같은 ‘도지(DOGE)’인데다 머스크가 위원장을 맡을 것이란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규제완화가 본격화되면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이 10만달러를 넘길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규제 완화가 과도하게 이뤄지고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거래소 FTX파산 사태 같은 금융사고가 재현될 경우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혹한기)’가 도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가격 등락이 심한 가상자산의 특성을 감안해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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