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유럽의 문제아’로 불리던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유럽 3국의 경제가 최근 살아나고 있다. 유럽연합(EU) 전체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유럽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한국경제인협회는 12일 ‘남유럽 3개국 최근 경제 회복과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이들 국가의 경제 부활 배경은 시장친화적 구조개혁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적극적인 투자 유지 정책도 주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 부도 위기까지 갔던 그리스는 경제 기초체력을 회복하며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올해의 국가’로 선정됐다. 그리스 정부는 2019년부터 투자 유치를 위해 해외투자자에게 거주 허가권을 부여하는 ‘골든비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부패 방지를 위한 국가투명성 기구를 설립하고, 현금영수증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제도개혁을 했다. 법인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했고, 탄력적 근무시간제를 도입하는 등의 노동시장 유연화도 추진했다.
그 결과 그리스 경제성장률은 2021년 8.4%를 찍은 뒤 2022년 5.6%, 지난해 2.0%를 나타내며 EU 전체 성장률을 옷돌았다. EU 경제성장률은 2021년 6.0%, 2022년 3.5%, 지난해 0.5%였다. 특히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2020년 213.2%에서 지난해 168.8%로 하락해 11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인은 2011년부터 전방위적인 고강도 구조개혁과 적극적인 투자유치 정책을 폈다. 정부는 금융기관 자산실사 및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자본확충 및 부실자산 정리 등 금융개혁을 추진했다. 해고 요건 간소화, 단기계약 근로 도입 등 노동시장도 유연화했다. 특히 자국 내 활동 외국인에게 20일 이내 등록 절차가 완료되는 비자 발급, 외국인 투자자가 자국 내 지주회사 설립 시 조세 인센티브 제공, 해외 유망 스타트업에 무료 사무공간 제공 등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정책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 결과 스페인의 경제성장률은 2021년 6.4%, 2022년 5.8%, 지난해 2.5%를 기록했다. 2013년 26.2%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은 지난해 12.3%로 내려갔다.
<유럽연합(EU)과 스페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이>(단위: %)
포르투갈은 2011년부터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스타트업 육성, 친이민 정책을 통한 해외투자 유치 등을 실시했다. 스타트업 국가지원 프로그램인 ‘스타트업 포르투갈’, 외국인 투자자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골든비자 제도, 외국 고급인력 세금 혜택 정책 등이 대표적이다.
그 결과 포르투갈 스타트업은 2016년 2193개에서 지난해 4073개로 증가했다. 경제성장률은 2021년 5.7%, 2022년 6.8%, 지난해 2.3%를 기록했다.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로 창출한 일자리 수(4만2450개)가 유럽 내에서 2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남유럽 3국의 사례는 친시장 기반의 구조개혁 정책이 경제 회복을 견인했음을 보여준다”며 “한국 경제가 참고할만한 벤치마킹 사례”라고 설명했다.
포르투갈 외국인직접투자(FDI) 추이(단위: 백만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