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표와 가족 명의로 수백건…윤 대통령 부부 비판 글의 정체는?

유설희 기자

친윤 “진상규명, 수사의뢰 해야”

한 대표 측 “한 대표 가족 글 아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민주당의 사법방해저지’ 긴급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민주당의 사법방해저지’ 긴급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에서 한동훈 대표와 그의 가족 이름으로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친윤석열(친윤)계 인사들은 수사 의뢰, 당무감사 등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한 대표 측은 한 대표 명의 글은 한 대표가 쓴 게 아니라고 확인했다. 다만 가족 명의 글의 정체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원 게시판에 대통령 부부를 욕하는 게시물이 당대표 가족 이름으로 수백 개가 게시됐다면 당은 즉시 수사 의뢰해서 사안의 진상을 규명할 생각을 해야지 쉬쉬하며 넘어갈 일이냐”라며 “당무감사가 아니라 즉시 수사 의뢰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일부 국민의힘 당원들은 한 대표와 한 대표 배우자, 장인, 장모 등 가족의 이름으로 당원 게시판 게시글을 검색하면 윤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수백 개가 검색되는 것에 대해 한 대표 가족이 여론조작을 한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전날 한 보수 성향 시민단체는 ‘한동훈’이라는 당원이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방 게시물을 다수 올렸다며 그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했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SNS에서 “한 대표와 그 가족들(장인, 장모, 모친, 배우자, 딸 등)과 똑같은 이름의 당원들이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비난글을 쏟아낸 게 적발됐다”며 “상식적으로 특이한 이름의 온 가족이 동명이인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하루가 멀다 하고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던 해당 당원들이 의혹이 제기된 11월 5일부터 짜 맞춘 것처럼 글을 쓰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며 “여당 대표와 가족들이 당원 게시판에 대통령 부부 비난글을 지속적으로 올렸다면 국민적 망신이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끄러운 행위로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이날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주민번호의 몇 자리만 보여줘도 이것이 우리 한동훈 대표가(쓴 글이) 아니라고 보여주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해서 이걸 빨리 진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해 당무감사를 촉구하며 “조속히 해서 그동안에 제기되고 있는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해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미애 의원도 이날 국민의힘 의원 SNS 단체대화방에 당무감사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김 의원은 통화에서 “의심이 제기되면 의혹을 깨끗이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빨리 진상을 규명하면) 의혹을 제기하는 분들의 목소리도 잠재울 수 있고 만약에 (한 대표나 가족들의 명의를 누군가) 도용을 했다면 그건 더 심각한 범죄 아니냐”고 했다.

한 대표 측은 당원들의 개인정보나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당무감사는 어렵고 수사로 밝혀야 하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결국 의혹을 제기하는 당원들은 한 대표 가족들이 쓴 게 맞는지를 확인해달라는 것”이라며 “우리가 수사기관도 아니고 한 대표 가족들에 대한 (주민등록번호 같은) 개인정보를 가진 것도 아닌데 한 대표 가족이 맞는지 아닌지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냐”고 말했다. 그는 또한 “당원들의 표현의 자유도 지켜줘야 하는데 당원 게시판의 실명을 전부 공개해서 검열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도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한 대표 이름으로 쓴 게시물은 한 대표가 아닌 동명이인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 대표는 공인이기 때문에 확인해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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