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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오차의 원인과 대응방안

입력 2024.11.12 19:54

수정 2024.11.1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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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큰 폭의 세수결손이 발생하면서 세수오차가 국정감사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 10월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수추계를 정확하게 하지 못한 정부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하면서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약자와 취약한 주체들에게 국가가 떠넘기는 일은 절대로 있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재부는 지난 9월26일 ‘2024년 세수 재추계 결과 및 대응방향’을 발표하여 국세 수입 부족 원인을 글로벌 복합위기로 인한 기업 영업이익 하락과 고금리에 따른 자산시장 부진으로 진단하고, 전문기관을 세수추계의 모든 단계에 참여시키면서 추계모형과 주요 과세정보를 공유키로 했다. 2021년 대규모 초과세수 발생 때도 기재부는 유사한 개선방안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세수오차가 크게 발생하고 있다. 진단과 처방이 잘못되었거나 개선방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수출의존도가 높고 복합위기에 처한 한국경제를 대상으로 세수를 추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세수오차를 경제전망의 어려움과 추계방식의 탓으로만 돌려야 하는가? 어떤 내재적 관성이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 내가 이런 의문에 휩싸인 이유는 2022년에 세수오차 규명 TF 위원으로 활동하던 중 세수오차가 2년 전 관리재정수지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2003년부터 2022년까지의 기간에 둘 사이에는 -0.75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재정적자 규모가 클수록 초과세수가 증가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당시 세수 추계를 담당했던 기획재정부 공무원에게 분석결과를 보여주며, 나의 합리적 의심을 털어놓으니, 돌아온 답변은 국가재정을 관리하는 부처로선 세수를 다소 보수적으로 추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재정적자가 발생하면 초과세수를 유발하는 방향으로 세수 추계를 조정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윤석열 정부에선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재정적자가 늘어났음에도 큰 폭의 세수결손이 발생했다. 기대했던 낙수효과는 작동하지 않고, 재정을 건전하게 관리하려는 재정 당국의 노력마저 낙수에 매몰된 듯하다.

한편 과도한 세수오차는 재정의 효율적 운용은 물론, 경제의 안정과 성장, 소득분배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세수결손으로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감액되면 지방정부와 교육청의 예산사업이 축소되거나 연기 또는 폐기되어 서민·취약계층의 삶은 더욱 힘들어진다. 실제로 2023년 이후 내수부진이 계속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줄줄이 문을 닫았고, 적자 가구가 늘어나면서 여성 노인의 생계형 취업이 증가하고 있다. 교육예산 삭감으로 고교무상교육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러면 세수오차를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먼저 독립적인 ‘세수추계위원회’를 구성하여 세수 추계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고, 추계방식과 경제지표 전망치도 일반인에게 공개하여 검증의 폭을 넓혀야 한다. 동시에 예산편성과 관련된 모든 업무와 권한이 기획재정부에 집중되어 있는 현실을 고려하여 세입예산에 대한 국회의 심의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세수추계위원회’는 세수오차에 대한 원인분석과 개선방안을 국회 결산보고서 부속 자료로 제출하고, 9월 이후 재정여건의 변화를 반영하여 11월 말에 재추계된 세수 전망치가 국회의 예산심의 과정에 활용되는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

세수오차를 줄이는 노력 못지않게 사후조치도 중요하다. 초과세수가 발생하면 세계잉여금이 증가하고, ‘국가재정법’ 제90조에 따라 세계잉여금은 교부세와 교부금의 정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국채 상환, 추가경정예산안의 재원 등으로 사용해야 한다. 문제는 세수결손이 발생했을 경우다. 2023년에 발생한 세수결손으로 18조6000억원의 지방교부세(금)가 감축되었고, 올해도 약 30조원의 세수결손이 전망됨에 따라 정부는 6조5000억원을 삭감하기로 했다.

세수결손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감액되는 교부세(금) 중 일부를 중앙정부가 부담하고, 나머지도 여러 해에 분산하여 지방재정의 급격한 감축을 방지해야 한다. 기금을 끌어다 쓰기보다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부자감세를 공정과세로 전환해야 한다. 무엇보다 재정적자를 GDP 대비 3%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경제여건에 따라 재정을 유연하게 운용해야 한다. 세수결손에 긴축재정으로 대응하면 경기침체의 골은 깊어지고, 세수는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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