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 1.2㎞에 얽혀…‘금성호’ 실종자 수색 길어질 듯

박미라 기자

제거 작업에만 일주일 예상

심해잠수사 투입 시점 미정

해경·소방, 육상 수색도 진행

지난 8일 제주 해상에서 침몰한 고등어잡이 어선 ‘135금성호’ 실종자에 대한 수색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심해잠수사 투입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고, 심해잠수사가 투입되더라도 그물 제거 작업에만 일주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수색 닷새째인 12일 수색 구역을 동서 69㎞, 남북 37㎞로 확대해 함선 39척과 항공기 10대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해경과 소방 등 560여명이 동원돼 해안가 육상 수색도 진행하고 있다. 해경과 해군은 이날 광양함과 청해진함의 원격조종 수중무인탐사기(ROV)를 4회 내려보내 선체 주변에 대한 수중 수색을 실시했다. 앞서 발견된 실종자 2명은 모두 선체 주변 해저 90여m 지점에 위치했다.

제주에 도착해 대기 중인 민간구난업체 소속 심해잠수사 9명의 투입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해경은 심해잠수사 투입 시점 결정에 앞서 민간구난업체와 수중 수색에 대한 1차 협의를 한 결과 우선 선체에 얽혀 물속에서 부유 중인 그물부터 제거하기로 했다. 그물을 걷어내야만 잠수사들의 선체 진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금성호는 수심 90여m 깊이에 잠겨있는 상태다. 선체는 똑바로 안착한 모습이다. 선망 어선인 만큼 길이 1.2㎞에 달하는 대형그물이 선체에 연결돼 있는데 이 그물이 수심 35m 지점까지 떠있는 상태다.

심해잠수사가 물속에 들어가 수심 35m 지점에 떠 있는 그물부터 선체에 연결된 그물까지 치워야 한다. 이 과정만 일주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본격적인 선체 수색을 한다.

제주 해경 관계자는 “심해잠수사가 들어가 일주일간 그물 제거 작업을 하고, 선체에 진입할 개척 통로를 어떤 식으로 만들지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다만 수중 시야가 안 좋고 부유물이 많아 먼저 ROV로 수중 수색을 한 후 결과를 보면서 심해잠수사 투입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돌 위험 등으로 심해잠수사와 수중무인탐사기는 동시에 수중에 투입할 수 없다

부산 선적 129t급 선망 어선인 금성호는 지난 8일 오전 4시31분쯤 제주 한림읍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침몰했다. 승선원 27명(한국인 16명·인도네시아인 11명) 중 한국인 2명이 사망했다. 실종자 12명(한국인 10명·인도네시아인 2명) 가운데 9일과 10일 잇따라 선체 주변에서 2명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로써 사망자는 모두 4명, 남은 실종자는 10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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