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변호인 “유죄평결 무효” 요청
판사, 기각 여부 판단 19일까지 유보
미 역사상 첫 ‘중범죄 대통령’…재판서 해방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 선고를 앞둔 재판부가 예정대로 형량을 선고할지에 대한 판단을 미루기로 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는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의 유죄평결을 무효로 해달라는 트럼프 당선인 측 변호인의 요청에 오는 19일까지 결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머천 판사는 애초 이날까지 트럼프 당선인 측의 유죄평결 파기 요청에 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을 기소했던 맨해튼 지방 검찰이 대선 이후 상황 변화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위해 19일까지 결정 보류를 요청했고 머천 판사가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26일로 예정된 트럼프 당선인의 형량 선고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로이터통신은 26일 선고 역시 연기될 것이란 예상이 미국 법조계에 널리 퍼져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임기 중 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새 임기가 끝날 때까지 선고가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 측 변호인은 지난 7월 연방 대법원이 ‘대통령 재임 중 공적 행위는 퇴임 이후에도 형사 기소의 면책 특권 대상이 된다’고 한 결정을 근거로 유죄평결을 파기해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은 대선 후에는 법원에 사건 종결을 요청하며 “트럼프 당선인의 국정 운영에 대한 위헌적 방해를 피하는 데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과거 자신과의 성관계를 폭로하지 않는 대가로 13만달러(약 1억8000만원)를 건네고, 이와 관련한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맨해튼 형사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5월 트럼프 당선인에게 적용된 범죄 혐의 34개에 대해 만장일치로 유죄평결을 내렸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미국 역사상 ‘형사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첫 대통령 당선인’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뿐 아니라 2020년 대선 패배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2개 사건 등 총 4개 개별 형사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으로 복귀하게 되면서 앞으로 모든 재판에서 해방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 법무부도 현직 대통령을 기소하지 않는다는 법무부 정책을 준수하기 위해 트럼프 당선인의 내년 1월 취임 전 사건을 종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