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공휴일이 이틀 늘어나면서 중국 직장인들이 잠시 기쁨에 휩싸였지만 이내 식었다. 중국 특유의 휴일 대체근무 제도 때문이다.
중국 국무원 판공청은 12일 2025년도 공휴일 계획을 통해 내년 춘절(음력설)과 노동절 연휴를 각각 하루씩 연장한다고 밝혔다. 춘절 연휴는 현행 7일에서 8일로, 섣달그믐부터 음력 1월7일까지 이어진다. 노동절 연휴도 주말을 포함해 기존 4일에서 5일로 늘어난다.
중국 정부는 공휴일 연장을 통해 소비를 촉진하고 내수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공휴일 연장 소식은 재빠르게 주요 포털과 소셜미디어(SNS)의 인기 검색어에 올랐지만 휴일 대체근무는 그대로 유지됐기 때문에 기쁨은 빠르게 가라앉았다. 대신 분통을 터뜨리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휴일 대체근무는 공휴일로 인해 평일 빠진 근무를 보충하기 위해 주말에 대신 근무하는 제도이다. 공휴일 앞뒤 토요일에 보통 근무한다. 연휴 전후로 오히려 주6일 근무를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중국의 법정 공휴일에는 신정(양력 설), 춘절, 청명절, 단오절, 노동절, 중추절, 국경절이 있으며 보통 30일 이상이지만 대체 휴일근무 때문에 평일 공휴일은 1년에 열흘 안팎 수준이다.
지난 국경절 연휴는 10월 1일~7일이었는데 일요일인 9월29일과 토요일인 10월 12일이 휴일 대체근무일로 지정돼 직장인들은 출근해야 했다. 이날은 관공서도 정상 근무했다.
내수경제 활성화와 저출생 문제 등으로 노동시간 단축이 중국에서도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매년 3월 열리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휴가를 늘려 노동시간 단축하자는 건의도 단골로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연휴가 다가올 때마다 휴일 대체근무일 운영은 불합리하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이번에도 온라인에는 “내수 확대하자면서 겨우 공휴일 이틀 연장인가? 차라리 주말 근무 금지법을 시행하는 것이 더 실용적이다” “휴일 대체근무를 아예 없애자. 항상 연휴 끝나면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반응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