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의 회사 비판이 ‘리플리 증후군’이라고요?

김지환 기자

광주글로벌모터스 ‘부당노동행위’ 인정

노조위원장에 대한 징계도 “부당” 판정

광주 광산구 덕림동에 있는 광주글로벌모터스 전경. 광주시 제공

광주 광산구 덕림동에 있는 광주글로벌모터스 전경. 광주시 제공

국내 1호 ‘상생형 지역 일자리’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노동조합을 비방한 것이 노조 활동에 지배·개입한 부당노동행위라는 판정이 나왔다. 회사가 생산라인에 설치된 간이의자 철거를 거부하고 항의한 김진태 금속노조 광주글로벌모터스지회장에게 정직 1개월 처분을 한 것은 부당징계로 인정됐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11일 금속노조와 김 지회장이 제기한 부당정직·부당보직해임·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회사는 지난 8월19일 소식지에서 지회 유인물 내용을 ‘리플리 증후군’에 비유했다. 회사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에게 붙여주는 심리학 용어가 리플리 증후군”이라며 “노조는 GGM이 나쁜 회사인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포장해 대내외적으로 관심을 받고싶어 하는 것 같다”고 적었다. 지회가 지난 8월28일 ‘캐스퍼 전기차 우선구매협약 서명식’ 때 사업장 내에서 피케팅을 한 것에 대해선 “일부 몰지각한 인원들” “(행사 손님에게) 막되게 하는 것” 등의 표현으로 비난했다. 전남지노위는 회사의 이 같은 비방을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했다. 부당노동행위는 노조법상 형사처벌 대상이다.

회사는 김 지회장이 서서 일하는 라인에 설치된 간이의자 철거를 거부하고 부서장에게 항의했다는 이유로 지난 7월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지회는 ‘서서 일하는 작업자가 작업 중 앉을 기회가 있는 경우 의자를 둬야 한다’는 안전보건규칙이 있으며 전임 부서장이 필요성을 인정해 의자를 설치한 것이라고 맞섰다. 아울러 김 지회장이 부서장과 면담 뒤 “노조탄압 부서장 물러나라”고 구호를 외친 것은 모욕·협박이 아니라 노조 대표로서 정당한 의사표현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사는 간이의자 철거를 거부했을 뿐 아니라 근무시간 중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에 반대해 사원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김 지회장을 파트장에서 보직해임했다. 지회는 노동인권 개선을 위해 회사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보직해임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섰다. 전남지노위는 김 지회장에 대한 징계·보직해임이 모두 부당하다고 판정했다.

다만 전남지노위는 회사가 단체교섭 요구에 성실히 임하지 않은 것이 부당노동행위라는 지회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회는 “1~3차까지의 교섭 거부를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했던 지노위가 이번 사건에서 다른 판단을 한 것은 현재 교섭 중인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차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를 생산하는 GGM 공장엔 올해 1분기 기업별 노조(광주글로벌모터스노조·GGM노조) 두 곳이 들어섰다. 생산직 노동자들이 저임금, 높은 노동강도 등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응하기 위해 노조가 필요하다고 인식한 데 따른 것이다. 기업별 노조 두 곳 모두 조직형태 변경을 통해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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