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정부 시한폭탄 멈춰야”
전공의·의대생과 소통 강조
향후 강경투쟁 나설 가능성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대한의학회 부회장·사진)가 13일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박 위원장은 차기 의협 회장을 뽑는 보궐선거 전까지 약 2개월간 여·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계 주요 현안에 대응한다.
의협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대의원 24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비대위원장 온라인 투표에서 박 위원장은 투표 참가자 233명으로부터 123표(득표율 52.79%)를 얻어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을 제치고 당선됐다.
박 위원장은 이날 당선 소감에서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라는 시한폭탄을 장착해놓았고,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가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며 “대통령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고 국민들은 의료 파탄에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와의 소통을 강조한 박 위원장이 당선되면서 향후 의협이 강경투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는 “비대위 운영에서 그동안 소외됐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투표 과정에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이 박 위원장에 대한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단 위원장은 의협 대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박 교수님께서는 정치 욕심 없이 여러 면에서 중도를 지키고 계신다고 판단하고 있고, 신뢰를 바탕으로 젊은 의사들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의협 대의원회 의장단은 박단 위원장에게 경고문을 보내 “(박 위원장이) 의료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특정 후보를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할 수 있는 글을 공개적으로 올려 선거에 영향을 준 사실에 대해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임현택 전 회장은 박단 위원장에 대한 폭로를 예고했다. 임 전 회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농단을 해결하면 된다”며 “그동안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한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