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400원선을 뚫고 올라가자 외환당국이 “적극적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며 구두개입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이후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자 당국 개입으로 환율은 잠시 내려갔으나 여전히 ‘1400원대’가 이어지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주재한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미국 신정부의 정책기조 변화와 함께 세계경제 성장·물가 흐름,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관계 기관 24시간 합동점검체계를 중심으로 각별한 긴장감을 갖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상황별 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른 공조·대응체계 유지에 만전을 다하는 동시에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에는 적극적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구두개입은 중동 정세 불안으로 환율이 1400원 부근까지 오른 지난 4월 중순 이후 약 7개월만에 이뤄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일 1370원 수준에 머물다가 트럼프 당선 이후 연일 상승해, 장중 1410원을 넘기도 했다.
이날 당국의 구두개입으로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에서 다소 진정세를 보였으나 야간거래에서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3시30분 종가)은 전날보다 1.5원 내린 1405.1원으로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하락한 건 지난 8일 이후 4거래일만이다. 그러나 여전히 1405원~1407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단기적 미국 대선발 강달러 영향권이 예상된다”면서도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과 높은 레벨 부담으로 1400원 이상 상방 압력을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기재부는 회의에서 미국 신정부 출범 전 과도기적 상황에서 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변동성이 과도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또 구조적인 외환수급 개선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