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결국 ‘4만전자’···4년5개월만에 시총 300조 붕괴 삼성전자

김경민 기자
시민들이 지난달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을 지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시민들이 지난달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을 지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삼성전자의 주가가 결국 ‘4만원대’로 추락했다. 지난 7월 이후 주가는 44%나 떨어졌다. 외국인은 9월 이후 두달 넘게 16조원 어치를 팔아치우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4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700원(-1.38%) 떨어진 4만9900원에 하락 마감했다. 52주신저가를 또 다시 경신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20년 6월 15일 종가 4만9천900원을 기록한 후 4년5개월 만에 최저가다. 시가총액도 297조8922억원으로 4년5개월만에 300조원을 하회했다.

삼성전자의 추락에 코스피도 전일보다 1.78포인트(0.07%) 오른 2418.86에 마감하는데 그치며 2420선 탈환에 실패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내린 건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4758억원 순매도해 12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서며 삼성전자를 외면했다. ‘저점’이라는 인식에 개인이 3724억원을 순매수하며 장중 2.37%오른 5만1800원까지 반등하기도 했으나 외국인의 매도세가 계속되면서 장 마감 직전 결국 ‘4만전자’로 내려앉았다.

[속보]결국 ‘4만전자’···4년5개월만에 시총 300조 붕괴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7월 이후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 7월11일 장중 8만8800원, 시총 530조원으로 고점을 찍었으나 넉달만에 시총 230조원이 증발했다. 고점 대비 주가는 43.8%나 하락했고 기술기업인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8배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반도체 수요가 예상만큼 살아나지 않으며 업황이 부진한 여파가 크다. 최근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면서 대중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고 반도체 지원을 축소할 것이란 우려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이같은 우려에 5.41% 하락 마감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의 주가가 유독 부진한 것은 경쟁력 악화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와의 주가 차별화는 좀처럼 좁혀지지 못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격차와 중국으로부터 추격 당하고 있는 범용 D램 제품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의구심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엔비디아에 자사 HBM을 납품하지 못했고, 중국 CXMT(창신메모리)는 D램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맹추격하고 있다.

실제로 이같은 우려가 본격화된 9월 이후 외국인은 3거래일만 빼고 연일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순매도액은 약 16조원으로 코스피 전체 순매도(약 13조원)보다 많았다.

상반기 ‘10만전자’를 외쳤던 증권가는 잇따라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이날 키움증권은 목표주가를 9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미래에셋증권은 11만원에서 8만4000원으로 대폭 하향했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격 기준으로는 바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외국계에서 아직 삼성전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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