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강한들 기자
14일 오후 4시30분 현재 수능 국어영역(언어와 매체) 짝수형 40~43번 지문에 들어있는 링크 주소 ‘https://k34imj.co.kr/1fjg’를 인터넷 검색 주소창에 입력하면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해당 웹페이지 갈무리

14일 오후 4시30분 현재 수능 국어영역(언어와 매체) 짝수형 40~43번 지문에 들어있는 링크 주소 ‘https://k34imj.co.kr/1fjg’를 인터넷 검색 주소창에 입력하면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해당 웹페이지 갈무리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4일 수능 국어영역 시험 문제 지문에 소개된 인터넷 주소에 접속하면 ‘윤석열 대통령 부부 국정농단 규탄 국민 행동’을 알리는 문구가 한동안 나타나는 일이 벌어졌다. 교육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14일 오후 수능 국어영역(언어와 매체) 짝수형 40~43번 지문에 있는 인터넷 주소 ‘https://k34imj.co.kr/1fjg’를 인터넷 검색 주소창에 입력하면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이라는 문구가 나왔다. ‘오는 16일 오후 4시 30분, 광화문 앞 대로’라는 정보도 떴다.

수능 국어 영역(언어와 매체) 짝수형 40~45번 지문에 들어있는 링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수능 국어 영역(언어와 매체) 짝수형 40~45번 지문에 들어있는 링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해당 문제는 온라인 실시간 방송을 적은 글과 방송을 시청한 학생이 블로그에 남긴 글을 보고 4가지 질문에 답하라는 취지로 출제됐다. 문제를 보면 ‘푸근의 지식 창고’ 채널을 운영하는 ‘푸근’은 실시간 방송에 “‘플러그와 콘센트’는 누가 처음 만들었나”고 묻는 시청자의 질문에 인터넷 주소(‘https://k34imj.co.kr/1fjg’)를 남겼다.

누군가가 수능 문제가 공개된 이후 문제에 등장한 인터넷 주소를 확보한 다음 윤석열 대통령 규탄 집회를 안내하는 문구를 업로드한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링크는 출제 과정에서 임의로 작성된 것으로 웹페이지는 시험 당일 문제지 공개 시점 이후 만들어졌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에는 한 이용자가 “2025 수능 국어 지문에 나온 도메인 먹음”이라고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엑스 이용자들은 “도메인을 안 사놓고 수능에 낸 패기가 대단하다. 나쁜 마음을 먹으면 성착취물을 올리고 평생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성착취물 링크가 박제될 수 있다” 등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일기 시작하자 해당 웹사이트에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관계없는 개인이 운영하는 페이지”라는 문구가 추가됐다. 오후 5시 전후에는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문구만 남고 나머지 문구는 모두 사라졌다. 다시 20여분 뒤에는 해당 웹페이지 접속에 접속할 수 없다는 문구만 떴다. 이 웹사이트를 소개하는 글이 올라왔던 X 계정도 비공개 처리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문제지 정보를 임의로 활용한 위 사항에 대해 즉각 수사의뢰 조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행위를 법적으로 처벌하기는 어려운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고상록 변호사는 “인터넷주소자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당한 권원이 있는 자의 도메인을 등록하면 도메인을 등록말소·등록이전 해달라고 할 수 있으나, 평가원에 정당한 권원이 있다고 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시험 문제에 나온 도메인을 사서 웹페이지를 만든 게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문제가 유출됐는지를 따지기 위한 게 아니라면 수사 의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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