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구청장 공천 말씀” 이준석이 말한 인물은 ‘강서구 김태우’

“시장 공천”은 ‘포항 이강덕’ 빼달라는 요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박민규 선임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박민규 선임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14일 자신이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2022년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지역 구청장과 한 지역의 시장 공천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구청장은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당선 후 유죄가 확정돼 직을 상실했던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공천개입 의혹이 심화하면서 정치적으로 파장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날 해외 출장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며 기자들과 만나 “어느 도당위원장이 이준석이 말 안 듣는다고 대통령에게 읍소해서 (대통령이) 저한테 특정 시장 공천을 해달라고 하신 적도 있고, 서울에 어떤 구청장 공천을 지금 있는 사람들이 경쟁력 없으니까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게 좋지 않냐 이런 말씀하신 것도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이 의원이 언급한 구청장은 김 전 구청장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당시 공천 과정에서 서울 지역 구청장 공천 권한을 가진 당시 박성중 서울시당위원장에게 강서구청장 후보로 김 전 구청장을 추천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기존에 후보로 나섰던 사람들은 경쟁력이 없다는 얘기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구청장 공천을 언급한 시점은 대통령 당선인 시절로 추정된다.

검찰 수사관 출신의 김 전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 무마 의혹 등을 폭로했다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상황이었다. 당선이 되더라도 형이 확정되면 구청장직을 잃을 우려가 컸다. 실제 김 전 구청장은 당선 후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구청장직을 잃었다.

윤 대통령은 김 전 구청장이 직을 상실한 뒤엔 대통령 고유 권한을 활용해 정치적 복귀의 길을 열어줬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김 전 구청장을 사면·복권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김 전 구청장을 공천했고, 보궐선거가 열리게 한 책임자를 다시 공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이 선거에서 참패했다. 이에 따라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여권의 위기가 심화했다.

이 의원이 언급한 시장 공천은 경북 포항시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이 의원에게 현 이강덕 시장이 아닌 다른 인사를 공천해달라고 직접 요청했지만 이 의원 등 당시 지도부가 거절해 공천이 성사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을 수사하는 창원지검에서 자신을 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는 보도에 대해 “(당시 김 전 의원이 받은) 공천 전반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는 건 당대표이니까 그런 맥락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뭐 혹시라도 검찰에서 확인할 부분이 있어서 조사를 하겠다면 당연히 가서 이미 나와있는 것보다 더 확실한 것들을 얘기해 줄 의향이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초점을 다시 윤 대통령 공천 개입으로 돌리고 자신이 검찰에 출석해 대통령의 공천 관여에 대해 진술할 수 있음을 경고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당이 당시 공천권은 명씨와 친분이 있는 이 의원이 행사했다고 공세를 취하고, 검찰이 이 의원도 수사 대상에 올릴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자 반격에 나선 것으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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